러 외무차관 "美-北 판돈 높이는 위험한 게임…막다른 골목行"(종합)

입력 2017-08-15 21:50  

러 외무차관 "美-北 판돈 높이는 위험한 게임…막다른 골목行"(종합)

외무부 대변인은 "한반도 위기 악화하면 국제전으로 번질 수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외교인사들이 북한과 미국 측의 도발적 수사((修辭) 공세로 인한 한반도 위기 악화에 잇따라 우려를 표명하면서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15일(현지시간) 발간된 자국 외교전문잡지 '국제 사건'(International Affairs)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이 판돈을 높이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다른 나라(북한)에 비현실적 조건을 제시하고 있고, 다른 나라는 그러한 압박을 중단시키는 길이 무력적 요소로 대항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판돈을 높이는 위험한 게임이며 막다른 골목으로 가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랴브코프는 이어 "미국은 국제무대에서 '우리와 함께 하지 않는 자는 적'이라는 원칙에 점점 더 자주 의존하면서 자국과 함께하지 않는 국가들을 무릎 꿇리려 하면서 어떤 대화나 타협책도 모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한반도 사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라브로프와의 통화에서 미국과 북한이 상호 도발적인 수사나 행동에 제동을 거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라트비아 라디오 방송 '발트콤'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위기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한반도 사태 악화가 새로운 국제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우리는 이미 상황이 경계선에 도달했음을 얘기해왔지만 평양과 워싱턴의 (도발적) 수사를 계속 듣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역설적이게도 이들의 수사는 동일하며 양측 모두 직접적으로 무력 사용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마치 평양의 모든 성명을 영어로 번역해 미국 정부 관리가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국제 분쟁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도구들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잊고 있다"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수만, 수십만 명의 민간인이 숨질 수 있다"고 상기시켰다.

자하로바는 그러면서 한반도 위기 사태 해법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와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을 일컫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전날 자국 TV 방송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도 한반도 위기가 "무력충돌 가능성에 아주 가까이 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지난 11일 모스크바 인근 지역에서 열린 한 청년 포럼에서 '미국과 북한 간의 전면전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나'란 질문을 받고 "그런 위험이 아주 크다. 특히 무력행사에 관한 직접적 위협과 같은 수사(말싸움)들을 고려할 때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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