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력신문 시카고 트리뷴, 92년 트리뷴 타워 시대 막내린다

입력 2017-08-16 09:07   수정 2017-08-16 09:20

美유력신문 시카고 트리뷴, 92년 트리뷴 타워 시대 막내린다

창간 75주년 기념 건축물서 퇴출, 프루덴셜 플라자 임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창간된 지 170년 된 미국의 유력신문 '시카고 트리뷴'이 약 100년 전 직접 건립해 입주한 본사 사옥이자 시카고를 상징하는 유명 건축물인 '트리뷴 타워'(Tribune Tower)를 떠난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트리뷴은 지난 92년간 현대 신문 역사의 현장이 됐던 '트리뷴 타워'를 나와 시카고 도심 공원 밀레니엄 파크 앞의 '원 프루덴셜 플라자'(One Prudential Plaza) 빌딩으로 본부를 옮길 예정이다.

경제전문지 시카고 비즈니스는 시카고 트리뷴과 LA 타임스 볼티모어 선 등을 소유한 대형 신문사업체 '트롱크'(Tronc)가 프루덴셜 플라자 건물주와 사무공간 1만2천㎡ 임대 계약을 추진 중인 사실을 보도하면서 "최종 계약이 성사된다면 내년 중순, 트리뷴 타워에 있던 시카고 트리뷴 편집국과 기타 부서, 트롱크 본사 등 신문사업체 사무실이 모두 옮겨가게 된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2013년 신문사업체를 분사한 복합 언론기업 '트리뷴 미디어'가 작년 9월 트리뷴 타워를 로스앤젤레스 부동산 개발업체 'CIM 그룹'에 2억4천만 달러(약 2천700억 원)를 받고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트리뷴 타워는 시카고 최대 번화가인 미시간 애비뉴와 시카고 강이 만나는 지점에 서 있는 신고딕양식의 36층(높이 141m)짜리 건물로, 1847년 창간된 종합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이 창간 75주년 기념 설계 공모전을 통해 건립했다.

그러나 개발업체 측은 상징적인 탑 구조물을 제외한 건물을 재개발, 공간을 3배 이상 늘리고 소매점과 호텔 등이 입주한 주상복합 빌딩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방침이어서 트리뷴 계열사와 CNN 시카고 지부 등 오랜 시간 트리뷴 타워에 둥지를 틀었던 언론사는 모두 방을 비워야 한다.

언론 역사 현장으로서의 트리뷴 타워 기능은 사실상 종결되며, 특히 시카고 트리뷴으로서는 신문사업으로 일궈낸 거대 복합 언론기업체 중심축에서 배제된 데 이어 기업 역사의 상징인 건물에서마저 퇴출당해 셋방살이 신세가 되는 셈이다.

시카고 비즈니스는 트롱크가 41층짜리 원 프루덴셜 플라자 2층부터 4층을 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카고 원 프루덴셜 플라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2년 재선본부를 차렸던 곳이기도 하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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