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빈곤층서 유행하는 방식 따와
WBSC 회장 "더 많은 아프리카인 야구 즐겼으면"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일반적으로 야구는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로 알려졌다.
공 하나만 있으면 어떻게든 경기가 가능한 축구와 달리 야구는 방망이와 글러브, 각종 보호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아프리카는 사실상 야구 불모지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지도 모른다.
아프리카 대륙 중앙에 있는 국가인 부룬디의 수도 부줌부라에서는 지난 10∼13일(현지시간) 의미 있는 야구 친선 경기가 열렸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16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국제단체 '피스 앤드 스포츠'(Peace and Sport)의 주도로 열린 야구 경기를 소개했다.
2007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이 친선 대회에는 부룬디와 인근의 콩고민주공화국, 르완다 출신의 어린이 약 200명이 참가했다.
물론 경기는 흔히 생각하는 야구와는 많이 다르다.
WBSC는 쿠바 빈곤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4 모퉁이'(4 Esquinas) 방식을 따왔다.
홈과 1루, 2루, 3루가 있는 건 일반 야구와 똑같다. 다만, 한 팀은 4명으로 구성된다. 투수는 따로 없다. 타자가 스스로 공을 살짝 띄운 뒤 주먹으로 쳐내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돌처럼 딱딱한 일반 야구공을 주먹으로 쳐내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4 모퉁이' 야구는 테니스공처럼 가볍고 말랑말랑한 공을 쓴다. 날아온 공을 손으로 잡아도 아프지 않기 때문에 글러브도 필요 없다.
인원(4명)을 생각하면 수비력이 공격력에 못 미치게 마련이다. 그래서 진루할 때는 오로지 걷기만 해야 한다. 뛰면 바로 아웃이다.
WBSC는 이 대회가 아프리카에서 야구가 축구만큼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리카르도 프라카리 WBSC 회장은 "야구의 기본 원칙을 소개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선물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아프리카는 WBSC에 매우 중요한 곳이다. 더 많은 아프리카인이 야구를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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