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서도 성분 검출·헝가리, 獨업체 수입 냉동식품 회수 명령
네덜란드선 사태 연루 2명 체포·벨기에, 양계장 지원 TF 출범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달걀' 파문이 유럽에서뿐만 아니라 한국과 홍콩 등 아시아 국가까지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은 현재까지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달걀이나 달걀로 만든 제품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된 유럽 국가는 모두 17개국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 이외에 스웨덴,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덴마크, 스위스 등에서 오염된 달걀이 유통되거나 유통 전 회수됐다.
여기에 전날 마요네즈와 제빵 제품 등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힌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도 추가돼 한국과 홍콩 등 아시아 국가까지 포함하면 모두 19개국에서 '살충제 달걀'이 확인됐다.
헝가리 식품안전청은 독일의 한 식품회사에서 오염된 달걀이 들어간 냉동식품을 수입해 판매하던 업체에 해당 제품을 모두 회수하도록 명령했다고 이날 밝혔다.
헝가리 식품안전청은 "이 업체의 모든 고객사에도 회수 명령을 고지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처는 독일이 자국에서 수출된 식품에 피프로닐 오염 달걀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유럽연합(EU)에 알린 데 따른 것이다.
유럽에서는 지난달 20일 벨기에가 처음으로 EU에 피프로닐 오염 달걀의 존재를 신고하면서 문제가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다가 이달 초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파문은 네덜란드와 독일을 거쳐 유럽 각국으로 퍼졌다.
현재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는 달걀 수백만개가 슈퍼마켓·식료품에서 자취를 감췄으며, 양계장 수십여 곳이 문을 닫은 상태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대책 논의를 위해 비상 회의를 소집했다.
신화통신은 일부 국가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자 처벌을 위한 법적 절차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검찰은 이번 달걀 사태에 연루된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또한 벨기에 정부는 이번 사태로 영향을 받은 양계업계 지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국과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피프로닐 오염 달걀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경기도 남양주 친환경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에서 달걀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피프로닐은 동물에게서 벼룩이나 이, 진드기 등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살충제이나, EU는 식용 가축에는 이 살충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EU는 피프로닐이 인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규모로 섭취할 경우 신장이나 간, 갑상샘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견해다.
독일 연방위험평가기구는 24시간 기준 체중 65㎏의 성인이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 7개를 섭취하더라도 안전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체중에 따라 안전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린아이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체중 16.1㎏의 어린아이일 경우 24시간동안 섭취해도 큰 지장이 없는 피프로닐 오염 달걀 수는 1.7개다.
한편 벨기에의 한 도시에서는 자국에서 촉발된 살충제 달걀 파문에도 달걀을 대량으로 넣어 대형 오믈렛을 만드는 행사를 그대로 진행해 논란을 빚고 있다.
벨리에 동부 말메디시는 이날 대형 조리도구에 달걀과 베이컨, 양파 등을 넣어 오믈렛을 만들고 이를 배고픈 행인들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이 지역 연례행사로, 행사 관계자는 "위험성이 없는 달걀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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