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란이 영국 BBC방송 이란어 서비스인 'BBC 페르시안' 소속 자국인 직원들의 자산을 동결해 언론탄압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란 사법당국은 최근 'BBC 페르시안' 소속 기자 등 전·현직 직원 150여 명의 이란 내 금융·자산 거래를 막는 법원 명령서를 발부했다. 이들이 단순히 BBC 직원이라는 이유에서다.
'BBC 페르시안'은 TV, 라디오,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BBC의 이란어 서비스다.
이란에서는 금지돼 있지만, 국영 매체 보도 외의 뉴스에 굶주린 이란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수백만 명의 이란인들이 불법 위성 안테나로 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BBC방송은 이란 내 시청자가 1천300만 명에 달하며, 이란은 BBC 뉴스에 세계에서 7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밝혔다.
'BBC 페르시안'의 직원 대다수는 이란 밖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란 당국은 자국 내에 거주하는 그들의 가족을 소환하는 방식으로 괴롭히고 있다.
BBC 월드 서비스 국장 프란체스카 언즈워스는 "우리는 이란 당국에 이번 명령을 속히 철회하고 BBC 전·현직 직원들이 다른 시민과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의 이번 조치는 최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2기 임기 개시와 함께 언론탄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이란은 세계에서 5번째로 기자들이 많이 수감된 국가로, 최소 10명의 기자와 17명의 시민기자가 투옥돼 있다고 국경없는기자회(RSF)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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