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명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서 첫 흑인 여성 생도 대표가 배출됐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웨스트포인트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생도 대표라는 영예를 거머쥔 인물은 버지니아 페어팩스 출신의 시몬 애스큐(20).
생도들이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인 생도 대표는 이 학교 4천400명 생도를 관할하는 한편 교육 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학교 행정담당과 학생회를 이어주는 중간 역할을 맡는다.
이날 신입생 1천200명을 이끌고 여름 훈련을 다녀온 애스큐는 "동료들과 생도들을 더욱 위대하게 이끌 새로운 기회가 주어져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스티븐 W. 길런드 교장은 "시몬은 의무, 명예, 조국이라는 우리 학교의 가치를 진정으로 대변하는 학생"이라고 추켜세웠다.
애스큐의 어머니인 팸 애스큐는 딸을 '놀라운 추진력을 가진 타고난 리더'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딸은 성장하는 내내 리더십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공부는 물론 스포츠에서도 항상 승리하고, 첫번째가 되고, 최고가 되기를 원했다"면서 "그러면서도 항상 남을 위해 봉사했다"고 말했다.
웨스트포인트의 최초의 여성 생도 대표는 1989년 현재 중부유럽합동정보작전·분석센터 사령관인 크리스틴 베이커 대령이 맡았다.
1979년 탄생한 최초의 흑인 남성 생도 대표는 현 주한미군 사령관인 빈센트 K. 브룩스 대령이다.
현재 웨스트포인트 사관생도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20% 규모로, 여전히 적다는 평가다.
웨스트포인트는 여성과 흑인 비율을 높이기 위해 2014년 다양성 담당 부서를 설치했다.
1980년 이 학교가 처음 배출한 흑인 여성 생도 중 한명인 팻 로크는 "살아생전 이런 일이 가능할 줄 몰랐다"며 감격을 표했다.
애스큐의 멘토이기도 한 로크는 "1976년 입학할 때만 해도 여성 생도를 반기지 않았다. 40년이 지난 지금 모두가 여성 생도의 능력과 기술을 인정한다"면서도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는 흑인 여성은 1천명 중 20명도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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