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 냉정한 평가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쉽지 않아"

입력 2017-08-16 19:11   수정 2017-08-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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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 냉정한 평가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쉽지 않아"

남자배구 대표팀, 세계선수권 본선 진출 실패 후 귀국





(영종도=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이대로 끝나서 서운하네요. 선수들이 열심히 했는데 막판에는 많이 지쳐버렸고…."

김호철 감독은 특유의 너털웃음을 치면서도 아쉬움을 숨기지는 못했다.

김 감독이 이끈 배구 대표팀(세계랭킹 21위)은 이란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을 마치고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하다. 2018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지난 6월 월드리그에서 22년 만에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7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선전을 거듭했으나 정작 세계선수권대회 진출 문턱에서 아시아 경쟁국의 높은 벽을 절감하고 주저앉았다.

이란(8위), 중국(20위)에 본선행을 내주고 5개 팀이 격돌한 A조에서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외국 선수들보다) 작다 보니 남들보다 2배로 해야 하는데, 준비가 미흡했던 면이 있다"며 "시합을 하면서 우리도 컨디션이 괜찮으면 아시아 무대에서는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얻었다"고 총평했다.






남자 배구 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냉정하다.

지금 이대로라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20년 만에 본선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 감독도 동의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아마 그 말이 맞을 것"이라며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설령 도쿄올림픽에는 못 가더라도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좁은 선수 폭은 한국 배구가 풀어야 할 숙제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아줄 만한 실력을 갖춘 선수가 적었기에 대표팀은 거의 같은 선수 구성으로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을 연달아 치를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이 지쳐버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는 "현재로써는 선수를 선발하려고 해도 실력이 거의 비슷비슷해서 뽑기가 좀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에둘러서 표현한 뒤 "앞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키 크고 실력 좋은 유망주들을 발굴해 지속해서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선수권 예선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전력투구할 수가 없었다. 아시아선수권을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어 "만약 (선수층 폭이 넓어) 선수들을 배분할 수 있다면 몇 명은 이쪽에 투입한 뒤 나머지 선수들은 다른 쪽을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이런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선에서 뛰는 사람은 이런 것을 피부로 느끼는데, 한국에 앉아 있는 분들은 별로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사실상 대한배구협회의 행정적인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남자 대표팀은 이날을 끝으로 해산한다. 이제 KOVO컵과 V리그 개막이 선수들을 기다린다.

김 감독은 그동안 국제대회를 치르며 느낀 개선 사항을 보고서로 만들어 협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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