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법무부 "러시아에서 공정한 재판 어려워"…협조 거부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영국으로 망명한 전 러시아 모스크바 은행장 안드레이 보로딘이 스위스 은행에 예치했던 300만 스위스프랑(한화 35억1천만원)을 되찾았다고 공영 SRF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로딘은 공금유용과 횡령 등의 혐의로 러시아 사법당국의 추적을 받던 인물이다. 2010년 거액의 불법 대출에 연루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며 영국으로 달아나 망명을 신청했고 영국 정부는 2011년 그의 망명을 인정했다.
모스크바 은행은 국영 은행에 인수됐다.
망명 전까지 러시아에서 유명했던 은행가이자 자산가였던 그는 영국에 200만 스위스프랑(23억4천만원) 상당의 주택을 갖고 있었고 스위스 은행에는 300만 스위스프랑의 예금을 넣어두고 있었다.
러시아의 사법공조 요청을 받은 스위스는 보로딘의 계좌를 동결했지만 최근 계좌 동결을 해지했다.
연방검찰청 앙드레 마르티 대변인은 "20여 개 은행에 분산돼 있던 보로딘의 계좌를 올해 봄 풀어줬다"고 말했다.
법무부 폴코 갈리 대변인은 "유럽인권보호조약에 정의된 공정한 사법절차가 러시아에서는 제대로 지켜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계좌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
SRF는 스위스 사법당국이 외국의 사법공조 요청을 거부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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