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결정 금융위가 회계처리 오류…국회 "재정통계신뢰↓"

입력 2017-08-17 07:01  

회계기준 결정 금융위가 회계처리 오류…국회 "재정통계신뢰↓"

보금자리론 대출금리 산정 적정성 검토…정책홍보사업추진비용 민간전가 문제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회계제도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회계기준을 정하는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회계처리에 서 오류를 범해 국가재정통계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위가 투자자·국가 중재신청(ISD) 관련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보금자리론 대출금리 산정이 적정한지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차례 지적에도 금융위가 금융정책홍보 사업추진 비용을 민간에 전가하는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17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의 '2016회계연도 결산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해 정부내부거래에 해당하지 않는 금융성 기금으로부터의 전입금을 정부 내부거래로 처리하는 회계상 오류를 범했다.

금융위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일반회계로 2천억 원을 전입 받고,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이 금융성 기금이라는 점을 고려해 해당 전입금을 세입예산에 기타 경상이전수입으로 계상해야 했다.

하지만 실제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일반회계로 2천억 원을 전입 받는 과정에서 해당 금액을 기타 경상이전수입이 아닌 기금전입금에 계상하는 오류를 범했다.

예정처는 "금융위가 정부내부거래에 해당하지 않는 2천억 원의 전입금을 정부내부거래로 처리함에 따라 금융위 총수입이 실제 총수입보다 2천억 원 과소계상되는 왜곡을 야기했다"면서 "나아가 총수입과 총지출의 차이로 산출되는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등 국가재정 관련 통계의 신뢰성을 저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앞으로 국가재정 관련 통계의 신뢰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회계처리의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예정처는 지적했다.

금융위는 기업회계제도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고, 회계기준과 외부감사기준의 제·개정을 담당한다.






예정처는 또 금융위가 이란의 다야니 가문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합병(M&A)과정에서 한국이 이란과 양자간 투자협정(BIT)을 위반해 손해를 입었다며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에 제기한 ISD에 대응하면서 그 비용을 예측하고서도 예산에 반영하지 않고 예비비로 처리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또 소송전략 노출 등이 중재결과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우려해 이란의 다야니 측이 제시한 ISD 중재의향서나 중재재판 진행현황은 물론 정부와 대리로펌간 계약서를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국회의 예결산 심사를 위해 공개가능한 정보는 최대한 공개해야한다고 예정처는 지적했다.







예정처는 이 밖에 금융위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대출금리 산정시 고려되는 제비용항목의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금자리론의 대출금리는 조달원가인 주택저당증권(MBS)의 발행금리에 대출상품 운용에 필요한 MBS 발행 비용 등 제비용항목을 더한 손익균형금리에 연동하게 돼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2016년 10월 이후 국고채금리의 상승에 따라 보금자리론의 대출금리를 2.59%에서 지난해 1월에 30bp(1bp=0.01%포인트), 3월에 10bp 인상하는 등 지난 4월 3.08%까지 올렸는데 제비용항목 중 지급보증료와 수탁수수료, 채권관리수수료는 2010년 6월 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지난 4월까지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어 보금자리론 금리 결정요소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예정처는 지적했다.

예정처는 금융위가 2015회계연도 결산심사와 감사원감사, 지난해 국정감사에서의 잇따른 지적에도 지난해에도 금융개혁 관련 정책홍보사업 비용부담을 전국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손해금융협회·금융투자협회 등 금융권 협회에 전가해 추진했다며, 그 비용은 7억2천만 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금융정책 홍보나 일자리 창출 등 국가의 정책적 필요성에 의해 추진되는 사업의 비용을 민간에 전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금융부문의 정책당국인 금융위와 금융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 금융권 협회 및 은행권과 특수한 관계를 고려할 때 이런 관행은 반드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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