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이슈, '부동산거래와 다른 룰에 의해 작동' 상기하게 돼"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담한' 위협과 군사적 옵션 경고를 비롯한 비외교적 언사가 한국은 물론, 이란, 베네수엘라 등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 절제되지 않은 위협적인 언사를 구사함으로써 오히려 문제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에 오르기까지 위협과 협박, 공갈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을 잘 연마했지만 최근 지정학 이슈는 부동산이나 정치적 캠페인과 다른 룰에 의해 작동된다는 것을 한국과 이란, 베네수엘라로부터 상기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에 놀란 뒤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일방적 군사행동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는 "북한 김정은이 오랫동안 추구해왔던 한미간에 일종의 분열을 실행한(execute)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가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 행동 시 협조가 필수적인 동맹(한국)과의 분열을 어떻게 야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 '군사적 해결책 장전'처럼 명시적으로 위협한 것을 한국인은 그동안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파기 위협에 대응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합의 이행 중단을 한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원하던 것 중의 하나"라면서도 로하니 대통령은 핵 합의 파기 시 수일이나 수 시간 내에 핵연료 생산 재개를 공언했다고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은 그가 유럽 등과의 새로운 경제협력을 위해 핵 합의 파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미국의 위협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내부적 필요 때문에 주도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정불안에 휩싸인 베네수엘라에 대해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군사옵션도 있다"면서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지자를 결집하는 데 이용당했다고 지적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공격이 임박했다면서 군사훈련을 했는데, 이는 무너지는 경제와 심화하는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초점을 흐리려는 '오래된 술책'이라고 덧붙였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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