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출시 수소차 주행거리 580㎞ 이상…2020년까지 친환경차 31종 개발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수출 부진 등으로 위기를 맞은 현대·기아차가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를 앞세워 재도약에 나선다.
내년 초 한번 충전으로 580㎞ 이상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전기차(FCEV·이하 수소 전기차)를 내놓고, 2020년까지 현재 14개인 친환경 차 모델을 30개 이상으로 늘려 일본 도요타에 이어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설치된 수소 에너지 체험공간 '수소 전기 하우스'에서 세계 최초로 차세대 수소 전기차를 공개했다.
수소 전기차는 연료전지에 충전한 수소와 공기 중 산소가 반응할 때 나오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친환경 차를 말한다. 수증기 외 유해가스는 발생하지 않아 '궁극의 친환경 차'로 불린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수소 전기차는 기존 투싼 수소 전기차보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효율, 성능, 내구, 저장 능력에서 모두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우선 수소 전기차 시스템 효율이 60%로 기존 55.3%보다 높아졌고,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항속거리)도 현재 415㎞에서 580㎞(국내 기준) 이상으로 늘어난다.
연료전지시스템 압력 가변 제어 기술을 적용, 최대 출력도 기존보다 약 20% 증가한 163마력(PS)까지 키웠다. 이는 동급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성능이다.
또 차세대 수소 전기차는 영하 30도 기온에서도 시동이 걸려 추운 날씨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수소 전기차 상용화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했다.
'10년 16만㎞' 수준의 연료전지 내구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저장 밀도 기술을 갖췄다.
내년 출시되는 차세대 수소 전기차에는 원격 자동 주차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적용될 예정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기본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형태에 현대차 최초 전동식 도어 핸들, 에어 터널 등을 적용해 원활한 공기 흐름과 역동성을 강조했다.
이날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친환경 차 31종을 내놓고 세계 친환경 차 시장에서 선두 일본 도요타 다음으로 판매 2위를 달성하겠다는 '로드맵(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14가지인 친환경 차 모델 수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31개 모델은 친환경 차 종류별로 ▲ 하이브리드(엔진+전기모터·HEV) 10종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외부 충전식 하이브리드·PHEV) 11종 ▲ 전기차(EV) 8종 ▲ 수소 전기차(FCEV) 2종 등이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SUV·대형차를 추가하고, 전기차 부문에서는 2018년 상반기 1회 충전으로 390㎞ 이상 달릴 수 있는 소형 SUV '코나' 기반 전기차를 공개한 뒤 앞으로 주행거리를 500㎞까지 늘릴 계획이다.
2021년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급 전기차를 선보이고, 세단 기반의 수소 전기차도 개발한다. 올해 4분기에는 차세대 수소 전기 버스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이날 행사 인사말을 통해 "차세대 수소 전기차는 수소 전기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시스템)에 대한 현대차의 헤리티지(유산)와 리더십(주도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신차는 수소 전기차 분야의 글로벌 리더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일 뿐 아니라 청정 에너지원 수소로 운영되는 수소 사회의 본격적 개막을 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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