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관광 등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 미치는 '파트너'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1992년 한국·중국 수교 후 교역량은 33배로 커졌고, 무역뿐 아니라 투자·유학·관광 등 분야에서도 두 나라는 서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파트너'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동시에 세계 수출 시장에서 양국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92년 수교 당시 63억7천만달러에 불과했던 한중 교역량은 2016년 33배인 2천114억달러로 증가했다. 해마다 평균 15.7% 늘어난 셈이다.
더구나 같은 기간 한국·일본, 한국·미국 간 교역량이 각각 2.3배, 3배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한중 간 교역 성장 속도는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그 결과 2003년부터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 1 수출대상국이 됐고, 한국 역시 중국 입장에서 4대 수출 상대국으로서 자리 잡았다.
투자 분야에서도 한국은 지난해 중국에 47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홍콩(871억8천만달러), 싱가포르(61억8천만달러)에 이어 한국이 세계에서 중국 투자를 세 번째로 많이 한다는 얘기다.
인적 교류도 활발하다. 방한 관광객 중 중국인은 46.8%(2016년 기준)로 가장 많고, 방중 관광객 가운데 한국인 비중 역시 17.1%(2015년 기준)로 1위이다.
아울러 두 나라는 서로 상대국 유학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산업 고도화'와 함께 최근에는 두 나라 상품이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관계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수출구조가 유사할수록 지수가 100에 가까움)는 1998년 37.9로 비교적 낮았지만, 2015년에는 44.8까지 높아졌다.
특히 특히 디스플레이(93.6), 반도체(64.3), 무선통신(62.4) 등 한국 주력산업 분야에서는 중국과 경쟁이 더욱 치열한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포천지가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에 한국 업체는 3개만 추가된 반면, 중국은 83개나 새로 진입할 만큼 중국의 성장 속도는 위협적이라는 게 한경연의 진단이다.
이 밖에도 중국은 2009년 이미 특허 출원 수에서 한국을 따라잡았고, 2015년 기준 한국의 약 2배 이상인 3만 건의 특허를 냈다. 양국의 기술격차 역시 2015년 현재 3.3년에 불과하다.
이런 경쟁 상황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등 외교 문제까지 겹쳐 두 나라 경제 교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방한한 중국 관광객과 중국을 찾은 한국 관광객이 모두 급감했고, 대(對) 중국 화장품 수출도 2015년 이후 지난 4월 처음으로 뒷걸음질했다.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의 중국 투자(10억달러)도 2016년 동기보다 54.5% 줄었다.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지난 25년간의 경제협력 성과를 이어가려면 정치·외교적 갈등과 분리해 경제협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2018년 예정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후속 협상을 통해 경제 교류 범위를 넓히고 중국 관광객 한시적 무비자 입국 등을 시행해 민간 경제 교류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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