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전락 30억짜리 황금박쥐…보험료만 연 2천만원씩 날려

입력 2017-08-17 11:14   수정 2017-08-17 14:25

애물단지 전락 30억짜리 황금박쥐…보험료만 연 2천만원씩 날려

예산 18억원을 들인 함평박쥐생태전시관도 더불어 무용지물

순금 162㎏, 은 281㎏ 들여 만들고는 군수 바뀌자 수년째 방치

함평군 '관람객·관리 인력 없다' 지역축제기간 외 전시관 오프

(함평=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전남 함평군이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예산 30억여원을 들여 만든 순금 황금박쥐를 수년간 전시관에 방치하고 있다.

관람객과 관리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지역축제 기간을 제외하곤 매일 전시관 자물쇠를 잠가놓고 있다.

연간 보험료만 2천만원이 소요되고 있어 결과적으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함평군에 따르면 함평군은 2008년 예산 30억4천여만원을 들여 순금 162㎏, 은 281.39㎏ 등을 사용해 순금 황금박쥐상(이하 황금박쥐)을 제작했다.






당시 이석형 군수는 세계적 희귀종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포유동물 1호로 천연기념물 제452호인 황금박쥐(학명 붉은박쥐)가 함평 일대에서 발견되자, 이를 관광상품화 하고자 이러한 황금박쥐를 만들었다.

작품은 거북 형상의 기단 위에 가로 1.5m, 높이 2.18m로 순은으로 제작한 원형 안에 4마리의 순금 황금박쥐가 서로 교차하고 있으며 중앙 상단에 대형 황금박쥐 1마리가 날개를 펼치고 있다.

원형 안 4마리 순금 황금박쥐는 과거와 미래를 교차하면서 지혜가 담긴 서류를 전달하고,상단 중앙의 대형 황금박쥐가 쥐고 있는 번개와 벼 이삭은 전파를 통한 만물의 교감과 풍요를 상징한다.

당시 함평군은 황금박쥐를 18억원을 들여 건립한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선보였다.

상설전시를 목적으로 했으나 2010년 군수가 바뀌면서 현재는 상설전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황금박쥐생태전시관은 매년 나비축제(5월)와 국향축제(10월) 기간(각 1주일 내외)을 제외하곤 자물쇠가 잠겨있다.

함평군은 매년 순금 황금박쥐 작품 보험료로 예산 2천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 군수 재임 때인 2010년 1월부터 2월까지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4천900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순금 황금박쥐를 임대한 것 외에는 수익사업이 전혀 없다.

함평군 주민 정모씨는 "50억원 가량 소요된 황금박쥐와 전시관이 2010년께부터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관광상품 활용도가 낮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가 됐다"고 지적했다.

주민 김모씨는 "군수가 바뀌면서 황금박쥐가 소홀히 되고 있다"며 "전임 군수의 아이디어(시책)가 새 군수가 들어서면 단절되는 우리나라 민선 자치의 폐해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함평군 관계자는 "축제 기간 외에는 관람객이 없는 상황에서 관리 인력을 배치하기 어려워 축제 기간 외에는 문을 잠가놓는다"며 "전시관을 찾는 사람도 없고, 사실상 황금박쥐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해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황금박쥐생태전시관이 축제 주 무대인 엑스포공원과 거리가 떨어져 있어(500m) 관람객이 잘 이용하지 않는다"며 "전시관을 옮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shch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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