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사람' 찍힌 진재수 "최순실 측근 항의…안좋은 일 직감"(종합)

입력 2017-08-17 19:30   수정 2017-08-1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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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사람' 찍힌 진재수 "최순실 측근 항의…안좋은 일 직감"(종합)

"靑보고서 바로 유출…노태강 그만둔 경위 듣고 나도 버틸수 없겠다 생각"

최순실 "제대로 조사했으면 '공주승마' 얘기 안 들었다…조사 부실" 항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돼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이 법정에서 자신이 문체부 산하기관으로 인사 발령을 받은 과정을 증언했다.

진 전 과장은 청와대에 보낸 보고서에 최순실씨 측 인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 관해 부정적으로 썼더니 박씨가 그 사실을 알고 항의했다며 "협박처럼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7일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속행공판을 열고 진 전 과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진 전 과장은 2013년 7월 승마협회 내부 갈등과 비리 등을 조사한 보고서를 유진룡 당시 장관의 명령대로 청와대에 보냈더니 같은 날 박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진 전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박씨는 "서운하다, 어떻게 나를 그렇게 표현할 수 있나"라고 항의했다.

진 전 과장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 보고한 자료가 민간인인 박씨에게 어떻게 바로 유출됐는지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검찰이 '협박처럼 느껴졌나'라고 묻자, 그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박씨의 말을 듣고) '앞으로 내게 신분상 안 좋은 일이 있겠구나' 하는 직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진 전 과장은 그로부터 2주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자신과 노태강 당시 체육국장(현 2차관)을 조사한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으며 문체부 소속기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발령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진 전 과장은 명예퇴직으로 문체부를 떠났다. 그는 "노태강 국장이 그만둔 경위를 듣고 (정년까지 남은) 2년 반 동안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해서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고 했다.

검찰이 "노 전 국장이 어떻게 그만두게 됐다고 들었는가"라고 묻자 그는 "대통령이 '아직 이 사람이 근무하고 있느냐'고 말했다는 걸 전해듣고, 저도 앞으로 심적 부담이 크겠구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법정에서 진 전 과장을 만난 최씨는 상주 승마대회에 대한 문체부 조사가 부실했다고 주장하면서 역공을 폈다.

최씨는 "제 딸이 2등을 해서 청와대가 조사한 게 아니라 다른 문제가 있었다. 그런 문제를 그때 조사했으면 저희가 '공주 승마'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진 전 과장의 좌천 인사 원인을 제공한 의혹을 받는 박씨는 18일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건강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최씨 측은 강제 구인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후엔 정유라씨가 삼성에서 승마지원을 받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 한 차례 증언한 이씨는 이날도 "삼성이 최씨와 연관이 있어서 독일 하나은행 계좌를 개설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승진 과정에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최씨의 영향력이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몇몇 증인신문이 철회되면서 이례적으로 일주일 만에 열렸다. 재판부는 심리가 본격화한 6월부터 매주 4차례씩 집중 심리를 열어왔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선 기일에서 입었던 것과 달리 밝은 회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 10일 공판에서는 검은색에 가까운 어두운색 상의를 입었다.

ja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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