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밀어붙이기식 소통 불편하다" 불평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고현실 신선미 기자 = 휴가를 즐기던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부터 난데없는 회동 요청을 받고 당혹해 하고 있다.
1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통신 3사에 "유 장관이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KT 황창규 회장,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 등 CEO들과 18일 회동하기를 원한다"면서 시간, 장소를 조율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 3사 CEO는 이번 주말까지 여름휴가를 낸 상태며, 다음 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통 3사는 과기정통부의 일방적인 일정통보에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과기정통부가 대화 상대방인 이통사 CEO들의 일정도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만나 달라는 것 자체가 규제기관의 '갑질' 아니냐는 것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휴가중인 CEO가 국내에 있는 거로 추정되지만 이렇게 일방통행식 소통을 밀어부치니 황당하고 불편하다"며 "CEO가 회동에 참석할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도 "휴가중인 CEO에게 (유 장관으로부터 회동 요청이 들어온 사실을) 보고는 했는데 아직 참석 여부와 관련해 결정이 나지는 않았다"며 계속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후 이동통신 약정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높이려는 정부 방침에 협조해 달라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통신사 CEO들과 다시 만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22일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어서, 이통사 CEO들과의 회동은 그 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유 장관은 지난달 25∼27일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 KT 황창규 회장을 각각 차례로 만난 바 있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약정할인율 상향조정 방안을 담은 공문을 16일에 이동통신사들에 발송할 예정이었으나, "공문 발송 전에 이통 3사 CEO들을 만나 추가로 설득을 시도하겠다"는 유 장관의 뜻에 따라 공문 발송을 연기했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약정자뿐 아니라 기존 약정자에게도 25% 할인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이통사에 강력히 전달해 왔으나, 이통사들은 매출 타격이 크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25% 요금할인을 기존 가입자에게까지 적용할 경우 이통 3사의 매출 감소액은 3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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