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인 단정, 외교적 미숙함…우왕좌왕 말고 외교력 발휘해야"
'고마워요 문재인' 검색어에 "여론조작 가능성 보여줘"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은 17일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과(過)는 빼고 공(功)만 늘어놨다"며 "국민주권시대 주인공이 진정 국민인지, 아니면 대통령 자신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우선 '각본 없는 기자회견' 형식은 지난 정권에 실망한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켰다"면서도 "총론에 멈춘 답변내용은 예습을 열심히 한 모범생 대통령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이렇게 밝혔다.
손 수석대변인은 "추가 증세도 없고, 복지는 늘고, 부동산은 잡히고, 한반도에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청사진 제시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어떻게'가 빠진 청사진은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은 대북문제, 한미FTA 등 핵심 질문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피하고 알맹이 없는 답변을 이어갔고, 인사문제와 부동산정책 등에서는 국민이 느끼는 심각성과 동떨어진 답변을 통해 안일한 현실인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국회와의 소통은 없었다"며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혼자 힘으로 만들 수 없다"며 협치를 주문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문 대통령이 "레드라인은 북한이 ICBM 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레드라인과 같은 민감한 문제는 외교적 레토릭으로 접근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문 대통령이 기준선을 단정해서 결국 외교적 미숙함만 드러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에도 '평화적 해결과 전쟁 반대'를 앵무새처럼 반복할 것인가"라며 "좌우측 깜빡이 다 켜고 우왕좌왕하지 말고,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미국을 설득하고 중국을 견인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고마워요 문재인' 문구를 입력해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리는 이벤트를 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문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은 이를 아무런 문제도 없는 깜짝 선물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결코 그렇지 않다"며 "정치적 의도를 가진 특정 세력이 온라인 여론을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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