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철도공사 계약직 채용 잡음…면접 고무줄 잣대 논란

입력 2017-08-17 15:15  

광주도시철도공사 계약직 채용 잡음…면접 고무줄 잣대 논란

유경험자 탈락 속출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광주도시철도공사가 최근 시행한 무기계약직채용 인사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공정성을 기했다고는 하지만 직무 관련 경력이나 심지어 기존 근무 경험이 있던 지원자까지 무더기 떨어지면서 오히려 공정성 시비를 낳고 있다.

17일 광주도시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최근 역무원과 미화, 시설 등 무기계약직 37명 채용에 565명이 지원, 경쟁률 15.3대 1을 기록했다.

12명을 뽑는 역무직은 무려 412명, 19명을 채용하는 미화직은 107명이 지원했다.

이번 합격자는 비정규직이었던 예년과는 달리 9월부터 곧바로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지원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광주철도공사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지난 11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논란은 취업·인사 전문 기관인 인크루트에 의뢰했던 2015년과는 달리 인사전형을 철도공사가 직접 맡으면서 불거졌다.

수백명의 지원자 중 서류 미비 2명을 제외한 모든 지원자가 1차 관문을 통과하면서 서류심사 무용론이 나왔다.

당락을 결정하는 면접(역무직)은 2개조로 나눠 진행되면서 질문 내용 등이 서로 다르거나 짧은 시간(15분)에 4명을 한꺼번에 면접하는 집단면접으로 진행돼 변별력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역무직에 지원한 기관사 등 철도 업무 경험자, 철도 관련 대학 졸업자 15명 중 합격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광주도시철도에서 3개월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경험자 20여명도 지원했으나 1명만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디자인이나 체육 등 철도와 무관한 전공자 상당수가 합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응시자들이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광주철도공사는 "면접관에게 질문 내용 150여개를 제공했으나 지원자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면접관도 김모 사장이 직접, 전화 등을 걸어 위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절성 논란이 나온다.

공사 내부 면접관도 본부장 등 간부가 맡았던 기존 관례와는 달리 대부분 2급 팀장이 맡았다.

공사 내부에서는 면접관을 공신력이 있는 시민사회단체나 시의회 추천,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묵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식과 한국사 등 최소한의 지식을 평가할 수 있는 필기와 인·적성 평가 등을 하자는 의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5월 취임한 김모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애초 사장 공모에 최하위로 탈락했으나 재공모끝에 사장에 취임했으며 윤장현 시장과는 고교 후배다.

광주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적용, 면접관에게는 수험번호 등 최소 내용만 전달됐다"며 "직무 경험자 등이 대거 탈락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면접을 외부 기관에 위탁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비용이 1천500만원이나 돼 포기했다"며 "내년부터는 서류, 필기, 면접 등에서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nicep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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