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관홍·이광욱 유족들 "잊지 않아 준 대통령에게 감사"
(남양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세월호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던 민간잠수사의 유가족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김정숙 여사를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 김관홍·이광욱 잠수사의 유가족은 청와대 측 초청을 받아 지난 16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했다.
유가족은 오후 2시께 청와대에 도착해 경내를 관람한 뒤 본관에서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가량 김 여사와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유가족들은 청와대 초청에 대한 감사 인사와 세월호 재조사 의견 등을 전달했다.
이 잠수사의 동생 이승철(50)씨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에 초청받는 일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인데 정말 감사했다"며 "어머니께서도 먹먹해 하시고, 문재인 대통령 정말 고맙다고 하셨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씨는 이어서 "지금까지도 우리 가족은 형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정확히 모른다"면서 "세월호 참사 재조사를 제대로 해달라고 (김 여사께)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이씨에 따르면 김 여사는 '대통령이 됐다고 한꺼번에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이에 화답했다.
김 잠수사의 부인 김혜연(38)씨도 연합뉴스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세월호를 잊지 않고 신경 써주시고 방향을 잡아주시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고 청와대 방문 소감을 전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청와대에 너무 가보고 싶어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 사인이 담긴 책까지 선물로 받아 너무 좋아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6월 말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측에서 김씨가 운영하는 꽃집을 찾아 고인의 자녀들에게 청와대 구경을 시켜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잠수사는 민감 잠수사로 세월호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트라우마와 잠수병에 시달리다 잠수사 일을 그만뒀다.
이후 낮에는 비닐하우스에서 꽃을 키워 팔고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는 등 힘들게 생계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6월 17일 경기도 고양시 자택에서 숨졌다.
이 잠수사는 2014년 5월 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해상에서 자원봉사로 세월호 수색작업을 펼치던 중 호흡곤란 증세가 발생해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숨졌다.
한편 잠수사 유가족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김여사를 만난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청와대에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200여명을 초청해 면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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