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도 내 일부 학교 급식재료 입찰이 불공정하게 이뤄진다는 의혹과 관련, 도교육청이 17일 전수조사 결과와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의혹이 제기된 뒤 도교육청이 도내 전 학교의 구매실태를 조사한 결과 입찰 발주 형태는 일괄구매가 29개교, 분리구매가 155개교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일반 공산품을 묶어서 입찰할 경우 일부 품목을 공급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투찰하지 않아 유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활하게 공급받기 위해 일반 공산품과 기타 가공품을 나눠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입찰 현품설명서에 모든 가공식품의 성분 함량을 자세히 표시한 학교는 101개교, 포괄적으로 표시한 학교는 37개교, 일부 상품만 상세히 표시한 학교는 46개교였다.
일부 상품만 상세히 표시한 46개교 중에는 P브랜드 제품이 특정되도록 한 학교가 30개교에 달했다.
도교육청은 각 학교에서 분리발주를 한 것은 유통업체 중에 소규모 학교 납품을 기피하는 곳들이 있기 때문에 외곽의 소규모 학교 등은 소량의 식재료도 납품해주는 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분리발주가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오해의 소지도 있어 보인다며 구매방법은 지역이나 학교의 여건을 고려해 결정하되 동 지역 학교는 가급적 통합 발주하도록 각 학교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현품설명서를 구체적으로 표기한 것은 저가의 제품이 납품되지 않도록 해 품질과 안전성이 검증된 식재료를 선택,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특정 업체 제품을 구매한다는 의혹을 부르는 만큼 해당 학교에 수정·보완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도교육청은 향후 식재료 구매 관련 규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학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공식품에 대한 품목별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제주도 친환경급식지원유통센터를 통해 가공식품을 포함한 학교급식 식재료를 일괄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자 도와 협의 중이다.
앞서 도내 유통업체 5곳은 도내 일부 학교 급식재료 입찰이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달 18일 도교육청에 진상 조사를 해달라는 진정을 제출했다.
이들 업체는 일부 학교에서 식재료 성격상 차이가 없는 '공산품'과 '기타가공식품'을 분리발주하고, 현품설명서에 성분 함량을 구체적으로 적는 방식으로 P브랜드 제품이 특정되도록 해 P브랜드 제품을 취급할 수 있는 도내 2개 업체만 기타가공식품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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