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변호인 "암살 포함해 모든 가능성 수사해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볼리비아에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정권과 갈등을 빚다가 브라질로 망명한 야권 인사가 비행가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의 로제르 핀토 몰리나(58) 전 상원의원은 전날 오후 브라질리아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몰리나 전 의원은 지난 12일 중부 고이아스 주에서 소형 항공기를 타고 가다 추락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사고 당시 항공기에는 몰리나 전 의원만 타고 있었으며, 비행장에 잠깐 머물며 연료를 넣은 뒤 이륙했으나 곧바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몰리나 전 의원은 좌파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12년 5월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주재 브라질 대사관을 찾아가 망명을 신청했으며, 볼리비아 정부의 출국금지 조치로 15개월간 대사관에 머물렀다.
그는 2013년 8월 브라질 외교관의 도움을 받아 볼리비아를 몰래 빠져나와 브라질리아에 도착했으며, 이후 브라질 법무부 산하 국립난민위원회(Conare)는 2015년 9월 그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했다.
양국은 몰리나의 신병 처리를 둘러싸고 한동안 갈등을 거듭했다.
몰리나는 모랄레스 대통령 정권의 부패를 비판하고 정부 관리들이 마약조직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박해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볼리비아 정부는 몰리나가 공금유용 등 여러 건의 범죄에 연루됐으며 사법 당국의 처벌을 피하려고 달아난 것이라며 브라질 정부에 추방을 촉구했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몰리나 체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몰리나 전 의원의 측근들과 변호인은 암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측근들은 "항공기 추락이 암살 시도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변호인은 브라질 당국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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