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19억원 들여놓고 전시관과 함께 방치해도 지적 없어
"정부·전남도·함평군 행정 시스템 문제"
(함평=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전남 함평군이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국비 등 예산 수십억원을 쏟아 부어 만든 순금 황금박쥐(이하 황금박쥐)가 수년째 전시관에 방치되는 가운데 기초자치단체를 '감시'해야 할 정부와 전남도가 그동안 수수방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함평군 관계자는 18일 "2010년 이후 정부와 전남도가 황금박쥐를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놔둬도 전혀 지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황금박쥐에 든 예산 30억4천여만원 중 국비 10억원,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들어간 예산 18억원 중 국비 9억원이 포함돼 행안부, 감사원, 전남도가 당연히 황금박쥐 활용 실태 등을 감사 등을 통해 점검했어야 했는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전남도 한 공무원은 "황금박쥐와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국비 수십억원이 소요됐고, 상품성과 상징성이 있는 아이템인데도 수년간 방치 사실이 지적되지 않은 것은 정부, 전남도, 함평군의 행정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공무원은 "혈세를 들여 만든 황금박쥐 활용이 어렵다면 매각해 주민복지 예산으로 쓰든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든가 해야 한다"며 "군수 사비로 황금박쥐를 제작했다면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공익적 마인드를 강조했다.
함평군은 이석형 군수 재임 당시인 2008년 예산 30억4천여만원을 들여 순금 162㎏, 은 281.39㎏ 등을 사용해 순금 황금박쥐상(이하 황금박쥐)을 제작했고 이를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보관'하고 있다.
황금박쥐생태전시관은 매년 나비축제(5월)와 국향축제(10월) 기간(각 1주일 내외)을 제외하곤 자물쇠가 잠겨있다.
함평군은 매년 순금 황금박쥐 작품 보험료로 예산 2천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 군수 재임 때인 2010년 1월부터 2월까지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4천900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순금 황금박쥐를 임대한 것 외에는 수익사업이 전혀 없다.
shch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