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카지노를 포함한 통합형 리조트(IR)를 일본 2~3곳에 도입하는 문제를 놓고 17일 도쿄에서 열린 첫 공청회에서 찬반 양론이 대격돌했다.
찬성론자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나 관광진흥 등을 기대하며 빠른 추진을 주장했지만, 반대론자들은 도박중독과 주변상권 쇠락을 우려해 맞서면서 카지노 도입이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일본정부는 올 가을 임시국회에 카지노 시설에 대한 입장횟수 제한, 카지노 내부에 현금인출기 설치 제한이나 신용카드 사용 금지 등을 담은 법안제출을 목표로 카지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카지노 유력 후보지로는 도쿄, 오사카, 요코하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홋카이도, 와카야마현, 아이치현, 나가사키현 등에서도 유치를 희망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아사히신문은 18일 공청회 소식을 전하며 일본정부 전문가회의가 지난 4개월간 논의한 초안을 놓고 찬반 논쟁을 벌였지만, 양측의 의견차가 너무 깊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먼저 룰렛이나 슬롯머신 등이 있는 카지노를 도입할 경우 우려되는 도박의존증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대해 찬성론자들은 방지 대책이 충분하다고 했지만 반대론자들은 "(의존증 예방조치를 취했던) 기존 공영도박장에서도 많은 도박의존증 환자가 발생했다"고 맞섰다.
통합형 리조트 관련 초안이 불과 4개월 만에 마련된 것에 대해서도 "졸속 결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입장횟수 제한이나 입장료 등 핵심 문제 등은 백지상태여서 진통이 예상된다.
유흥산업 번창으로 저소득자의 생활이 더욱 곤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공동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있다. 따라서 종합적으로 보면 경기 활성화와 도박의존증 방지를 양립시키는 것이 큰 과제다.
신청 주체 논란도 뜨겁다. 일본정부는 신청주체를 광역단체와 정령시(政令市·광역시와 유사)에 한정하려고 해 기초단체가 단독으로 신청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희망하는 기초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다이와 연구소에 따르면 통합형 리조트의 파급효과는 일본 전국 3곳에서 운영할 경우 연간 2조엔(약 20조8천800억원)으로, 홋카이도가 3곳을 모두 유치할 경우에는 1천260억~2천560억엔으로 각각 추산됐다.
일본에서 공청회는 법안의 심의 때 국회가 여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반대 여론이 강력한 점을 고려해 일본정부가 직접 개최했다. 카지노 도입 공청회는 오사카, 히로시마, 후쿠오카 등에서도 이달 내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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