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영화에 사용하기로 했다가 다시 '택시'로 복원
21일 힌츠페터 사진전 위해 광주시청에 함께 전시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송강호가 몰았던 그 택시가 광주에 온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가 그날의 참상을 목격하는 내용을 다룬 영화다.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전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광주시는 영화 속 실재 인물인 독일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 사진전을 오는 21일부터 연다.
9월 3일까지 광주시청 1층 시민숲에서 열리는 이 사진전에 영화 속 실물 택시도 함께 선보인다.
5월 광주의 참상을 촬영한 힌츠펜터의 사진·동영상과 함께 영화 '택시운전사'에 나온 택시·카메라·안경·여권 등 소품들도 전시한다.
안경과 여권은 힌츠페터가 사용한 진품으로 부인이 이번 전시회를 위해 특별히 배려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 등장한 또 다른 주연 격인 택시는 1973년식 브리사 택시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본 마즈다 파밀리아를 기본으로, 기아자동차가 최초로 만든 승용차다.
1981년에 전두환 신군부의 산업합리화 조치로 강제 단종된 가슴 아픈 사연도 안고 있다.
제작사 측은 외국까지 뒤져가며 7개월에 걸쳐 외관은 그대로 유지하고 내부는 완전개조해 영화에 등장한 연두색 택시로 탄생시켰다.
영화 흥행에도 사라질 뻔했던 이 택시는 광주시와 소품 대여업체인 퍼스트 애비뉴의 배려로 다시 살아났다.
이 택시는 택시운전사 촬영 뒤 후속 영화인 '마약왕'에 출연하는 송강호를 위해 흰색 자가용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광주시로부터 사진전의 취지와 의미 등을 들은 업체 측은 송강호가 몰 차량을 '그라나다'로 하기로 변경했다.
대신 브리사는 연두색으로 다시 도색하는 등 영화에 나온 대로 복구했다.
영화 속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송강호가 깔고 앉았던 구슬방석·백미러·번호판 등도 원래대로 깔거나 달았다.
영화에 나온 것처럼 여전히 잘 달리는 택시지만 귀한 소품인 만큼 차량 이동차에 실려 전시회 전날인 20일 광주에 도착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소품 대여업체가 사진전의 취지를 십분 이해하고 큰 배려를 해줘 시민께 택시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영화 속 장면과 실제 사건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ic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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