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살충제 계란' 사태로 많은 상인이 매출이 떨어지는 어려운 상황을 맞은 가운데 한 김치찌개 체인점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 낮 12시 부산의 한 김치찌개 음식점. 50여 개 테이블 중 10개 남짓한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다.
손님들은 저마다 김치찌개에다 독특하게도 '셀프 코너'에서 직접 요리한 계란 프라이를 곁들여 식사하고 있었다.
셀프 요리 코너에는 30개짜리 계란판이 겹겹이 쌓여있고 그 옆에는 계란 원산지별로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실시한 살충제 검사 결과가 적합하다는 증명서가 게시돼 있었다.
손님 이모(36) 씨는 "평소 김치찌개를 즐겨 먹어 이 식당을 종종 찾는데 계란 파동에도 여전히 계란을 무한 제공해 놀랐다"며 "안전 검사까지 했다고 하니 믿고 계란을 먹었다"고 말했다.
전국에 50여 개 점포가 있는 이 체인점은 별다른 밑반찬이 없는 대신 김치찌개에 계란 프라이를 제한 없이 먹을 수 있어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 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지자 계란 가격이 치솟고 손님마저 줄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살충제를 사용한 계란이 추가로 드러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지난 17일에는 50여 개 체인점 매출이 평소 대비 60%나 감소해 창업 이후 최악을 기록했을 정도였다.
부산의 한 체인점 대표인 A 씨는 "살충제 사태로 계란 가격이 오르고 매출도 떨어져 힘들지만 신선한 계란을 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계란이 귀해서인지 손님들이 최근 평소보다 많이 드시는 것 같아서 곤란하지만 남기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점포에서는 개인당 계란 소비량을 제한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의 점포는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계란 무한제공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단가가 더 비싸더라도 신선하고 안전한 계란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게 개별 점포와 체인점 본사의 전언이다.
체인점의 관리담당 간부는 "지난해 조류 인플루엔자(AI) 때도 계란값이 폭등해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살충제 사태까지 터지니 힘들어하는 점주가 많다"며 "하지만 계란이 브랜드 대표 이미지인 만큼 어려워도 끝까지 '계란 무한제공'이라는 손님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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