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3명 부상 추정"…주요 지점 경계 강화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발생한 테러로 이탈리아인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밀라노 북부 레냐노 출신의 브루노 굴로타(35) 등 2명이 바르셀로나 테러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18일 발표했다.
IT 회사의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는 굴로타는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다 봉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그는 5살 난 아들의 손을 붙잡은 채 걷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1살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의 아내와 두 아이는 가까스로 몸을 피해 화를 면했다.
또 다른 이탈리아인 사망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부상자 가운데 현재까지 3명의 이탈리아인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추가 사상자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오전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하고, 주요 지점의 경계를 강화하는 등 테러 대비 태세 강화에 나섰다.
정부는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 주재로 긴급 안보회의를 열어 정보 기관과 경찰 고위 관계자들을 불러 모았다. 이 자리는 테러 정보를 공유하고, 테러 대응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바티칸을 비롯해 콜로세움 등 로마의 상징적인 장소와 각국 외교 공관 등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는 곳에 대한 경계의 고삐를 다잡을 것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밀라노, 베네치아 등의 관광객 밀집 장소에 대한 보안도 강화된다.
이탈리아는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 이래 테러리스트들의 목표물이 될 만한 곳에 무장 군인과 경찰을 배치,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했다.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의 경우에는 성베드로 광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로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게 차단, 유럽 각지에서 빈발하고 있는 차량 테러의 가능성을 원천 봉쇄한 상태다.
다만, 추가로 테러 경보 수준을 높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에는 현재 직접적인 공격이 없을 경우 취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인 '2단계' 테러 경보가 발령돼 있다.
앞서 민니티 장관은 지난 15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는 높은 테러 경계 수준을 취하고 있으나, 임박한 위협이나 공격 징후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는 2015년 이래 극단화 조짐이 감지되는 이슬람 신자 등 199명을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추방하는 등 테러 예방과 잠재적 테러 분자 색출에 부심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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