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좌타자에게 약해 라이언스와 9회 번갈아 맡을 듯"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이대호 기자 = '끝판왕'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대신 마무리를 맡았던 트레버 로즌솔(27)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오승환의 보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아직 불확실한 가운데 지역 언론에서는 오승환과 타일러 라이언스(29)의 더블 마무리 체제를 예상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18일(한국시간) 로즌솔이 팔꿈치 쪽에 불편함을 호소해 1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로즌솔은 전날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4-2로 앞선 9회 말 등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홈런과 볼넷을 내준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로즌솔의 갑작스러운 강판 속에 세인트루이스는 4-5로 역전패, 3연패 늪에 빠졌다.
8연승을 달려 잠시나마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공동 선두로 나섰던 세인트루이스는 다시 시카고 컵스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날 로즌솔은 빠른 공 구속이 평소보다 크게 떨어졌다. 평균 98마일(약 158㎞)의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답지 않게 이날은 평균 구속이 94마일(약 151㎞)에도 못 미쳤다. 홈런을 허용한 직구 구속은 91마일(약 146㎞)에 불과했다.
시즌 도중 마무리 자리를 되찾은 로즌솔이 갑자기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대체 마무리로 누굴 정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은 "전임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이 9회에 더 많은 기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인트루이스 지역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도 MLB닷컴과 마찬가지로 오승환이 9회에 더 많은 기회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그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 매체는 "오승환은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는 우타자를 상대로 성공을 거뒀다"며 "(좌완) 라이언스는 셋업맨 자리까지 올라섰다. 9회에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승환이 좌타자를 상대로 약한 만큼 좌타자가 나올 때는 라이언스가 9회를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 주전 마무리 투수로 시작한 오승환은 좌타자에게 약점을 드러내며 지난달 로즌솔에게 마무리 자리를 넘겼다.
이날까지 오승환은 우타자를 상대로는 0.225의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는 무려 0.351의 피안타율을 보인다.
오승환이 올 시즌 허용한 8개의 피홈런 중 7개가 좌타자에게서 나왔다. 좌완인 라이언스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00)과 큰 차이다.
매서니 감독은 "로즌솔의 부상은 불펜 투수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로즌솔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길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승환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팀이 11-5로 크게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3피안타 1사구 2실점으로 부진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74가 됐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