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선수권 3위로 마치고 18일 귀국
홍성진 감독 "혹사 논란, 그랑프리 경기 많아서 힘들었을 것"
(영종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선수들이 두 달 넘게 (국제대회) 하면서 지쳤다. 그래서 이번 아시아선수권은 체력을 조절하면서 치러 4강 목표를 달성했다."
홍성진 감독은 비즈니스·대표팀 엔트리 논란 속에서도 아시아 4강 목표를 달성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홍 감독이 이끈 여자 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를 마치고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김연경(상하이)을 앞세워 사상 첫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정상까지 넘봤다.
그러나 체력 고갈에 발목 잡혀 준결승에서 태국에 0-3으로 패하고 말았다.
대표팀은 엔트리 발표 때부터 삐걱댔다. 지난달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서 정원 14명을 채우지 못하고 12명만 뛴 대표팀은 이번 대회 역시 13명만으로 치렀다.
이에 대표팀 주포 김연경은 7일 출국하면서 "고생하는 선수만 고생한다. 이번 대회에는 이재영(흥국생명)이 들어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엔트리조차 채우지 못한 대한배구협회의 무능을 꼬집은 한 마디는 큰 파문을 일으켰다.
김연경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양효진(현대건설)은 피로누적으로 허리를 다쳐 조기 귀국했고, 지친 대표팀은 센터 부족을 절감한 채 태국에 졌다.
대표팀은 3, 4위전에서 어린 선수 위주로 선수단을 꾸린 중국을 꺾고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홍 감독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엔트리 논란에 관해 "각 구단 모두 어려운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부상도 있었다. 무조건 14명을 채우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선수가 들어와야 한다"며 "구단도 부상 선수가 있어서 고심이 많았을 거다. 일부러 안 보낸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엔트리를 채우지 못해 벌어진 혹사 논란에는 "물론 14명, 15명 가면 좋다. 그렇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아시아선수권은 약체가 있어서 힘 조절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랑프리는 경기 수가 많은 데다가 유럽에서 해서 두 배로 힘들었다"고 체력 문제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제 대표팀은 내달 초 일본에서 열릴 그랜드챔피언십 준비에 돌입한다.
홍 감독은 5∼6명가량의 선수를 교체할 계획이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그는 "기존 선수가 많이 지쳐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줄 거다. 세계적으로 가장 강호만 나오는 대회라 (정예) 멤버가 가서 견줘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그렇지만 선수 보호가 우선이다. 전새얀(한국도로공사), 이고은(IBK기업은행) 등을 기용해 체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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