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1차 지명받은 '청룡기 MVP'…KIA와 홈경기 앞두고 시구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일반적으로 프로야구 시구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연예인이나 국가 유공자 등 야구와 특별한 인연이 없는 시구자가 던진 공은 힘없이 날아가 포수의 미트를 한참 벗어난 곳에 떨어질 때가 많다.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를 경기를 앞둔 시구는 달랐다.
청소년인 이 시구자가 '가볍게' 던진 공은 시속 100㎞는 족히 넘는 속도로 양의지의 글러브에 꽂혔다.
이 시구자는 올해 두산이 1차 지명한 배명고의 우완 투수 곽빈(18)이다.
시구를 마친 곽빈은 상기된 얼굴로 "영광스럽고 뿌듯했다.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곽빈은 지난달 배명고를 청룡기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회 최우수선수의 영광도 차지했다. 청룡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3㎞를 찍었다.
그는 "생각보다 사람(관중)이 많아서 너무 긴장했다"며 "청룡기 때보다 더 떨리더라"고 말했다.
곽빈은 가장 존경하는 투수로 더스틴 니퍼트와 함덕주(이상 두산)를 꼽았다.
니퍼트야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라지만, 아직 성장 단계인 함덕주는 다소 의외다.
곽빈은 "투수는 삼진을 잡을 때 기분이 정말 좋다"며 "함덕주 선배는 매 이닝 삼진을 잡는 비율이 높다. 어떻게 타자를 상대하면 좋은지 보고 배우는 게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내년에 두산 1군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는 박석민(NC 다이노스)이라고 한다.
곽빈은 "2학년 때 야수를 하면서 박석민 선수를 롤모델로 삼았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곽빈은 경기가 막 시작한 잠실구장 그라운드를 돌아봤다.
1회초 KIA 타자들을 상대 중인 선발투수 함덕주를 바라보며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 같았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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