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피프로닐, 한국인이 더 취약하다"

입력 2017-08-20 07:31  

"살충제 피프로닐, 한국인이 더 취약하다"

서울의대 김주한 교수, 대륙별 취약 유전자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계란에서 나온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인체 내로 침투하면 한국인 등의 동아시아인에게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맞춤 의학' 전문가인 서울대 의대 정보의학교실 김주한 교수는 피프로닐 성분이 인체 내에 들어갔을 때 결합하는 수용체를 세계적으로 공개된 2천504명의 빅데이터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런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김 교수는 같은 양의 피프로닐이 인체에 침투했을 때 한국인이 다른 인종보다 평균치에서 벗어나는 '취약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분석결과 한국인은 피프로닐에 대한 취약 위험도가 북미인보다 약 1.3배, 아프리카인보다 약 2.5배, 서남아시아인보다 약 10배가량 높았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동물의 기생충 치료에 사용되는 피프로닐은 체내에 침투하면 신경전달물질(GABA)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신경을 흥분시켜 죽게 한다. 이 약물은 사람의 옴 치료에도 사용되는데, 같은 방식으로 신경독성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사용이 금지된 약품이다.

김 교수는 "피프로닐의 안전성이 우려되고 있지만, 아직 인체에 얼마만큼 해로운지에 대해서는 가늠할 길이 없다"면서 "다만, 이미 공개된 약물의 작용 메커니즘과 인종별 유전자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이 약물에 취약한 그룹과 개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방식의 연구가 향후 식품에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살충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맞춤의학 방식의 빅데이터를 응용하면 살충제 성분이 미치는 영향을 미리 분석해봄으로써 우리에게 좀 더 안전한 살충제를 예측할 수 있다"면서 "모두에게 동일하게 처방하고 나서 문제가 생긴 후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