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그리스 클럽서 이스라엘전 출장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그리스 소속팀과 이스라엘 프로축구팀의 경기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될 위기에 놓인 이란 유명 축구선수 마수드 쇼자에이가 직접 선처를 호소했다.
쇼자에이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에서 "내 조국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나에겐 최우선 순위"라면서 "언제나 내 조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전 출전이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전사한 '순교자'에 대한 모독이라는 비판에 대해 그는 이 계정에 "나는 저항과 순교의 도시 출신으로 어린 시절 전쟁을 겪었다. 순교한 천사들의 이름을 절대 더럽히지 않겠다"는 '반성문'을 올렸다.
인스타그램은 이란에서 허용되는 유일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쇼자에이는 이달 3일 밤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소속팀인 그리스 파니오니오스FC와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와의 그리스 아테네 홈경기에 출전했다.
이 경기엔 쇼자에이 외에 역시 이란 국가대표에 종종 이름을 올리는 같은 팀의 에흐산 하지 사피도 주전으로 뛰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적성국' 이스라엘과 모든 국제 스포츠 경기를 거부했다. 이스라엘과 경기에 참가하는 것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는 행위로 간주한다.
이란 체육·청소년부는 이들 두 선수를 대표팀에서 박탈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란 축구연맹은 이를 부인한 등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이란 대표팀 주장을 맡은 쇼자에이가 대표팀에서 빠질 위기에 처하자 축구팬과 일부 유명 이란 축구선수가 이들을 지지하고 나서는 분위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두 선수를 대표팀에서 제외한다면 정치개입을 금지한 FIFA 규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란 측에 해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란은 이달 31일 서울에서 한국과 2018년 월드컵 축구 지역 최종예선전을 벌인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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