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수부족 사태에 사과…부적절 인사에 목소리 못 냈다는 지적도
정기국회 개혁입법이 진짜 시험대…우원식 "끈기있게 헤쳐나갈 것"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23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민주당이 5·9 대선에서 승리, 여당이 된 직후인 5월 16일 원내사령탑에 오른 그는 원내대표로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안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인사청문 정국에서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파행될 때마다 야 3당 원내대표들과 분주히 접촉하면서 국회 정상화의 토대를 만들었다.
특히 그는 인사원칙 위배논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등을 이유로 한 야당이 국회를 보이콧하자 야당 원내대표를 수시로 만나 협조를 구하면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이 과정에서 그는 호남 기반인 국민의당과 비교적 온건한 바른정당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강경 일변도의 자유한국당까지 움직이는 '갈라치기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그는 각기 요구조건이 다른 야 3당을 상대하느라 진땀을 빼면서 "내가 을 중의 을"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문제와 추경·정부조직법이 복잡하게 맞물리면서 파국이 예상되자 야당과 청와대 입장을 조율하면서 여당 원내사령탑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김상곤 교육부총리 및 교육부 장관·송영무 국방부 장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야 3당이 강력히 반대하고, 특히 '문준용씨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한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이른바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추경에 협조했던 국민의당이 추경 보이콧까지 선언하면서 꼬일 대로 꼬인 국회 상황을 해결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추 대표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대신 사과 카드로 국민의당을 먼저 움직였다.
또 후보자 3명에 대해서는 조 후보자 자진사퇴 및 청와대의 유감 표명이라는 카드로 야권에 국회 복귀의 명분을 제공하는 동시에 추가경정예산안 및 정부조직법 처리의 불씨를 살려내면서 청와대의 입장 변화도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청와대를 방문, 문 대통령에게 국회 정상화 조치를 건의했다.
그는 또 추경과 정부조직법 처리가 공무원 예산과 물관리 일원화 문제와 맞물려 난항을 겪자 전략을 변경해 처리에 성공했다.
정부조직법은 추경과 동시에 처리한다는 입장을 바꾸고 물관리 문제는 이번에는 빼는 방식으로 야당을 설득한 것이다.
추경도 공무원 증원 예산 문제로 교착 상태가 계속됐지만, 증원 규모를 일부 조정하고 사업 예산을 추경이 아닌 정부 목적 예비비에서 충당한다는 협상 카드로 국민의당·바른정당과의 '신(新) 여야 3당 공조' 체제를 만들었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표 단속'에 실패해 한때 정족수부족 사태가 벌어진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그는 결국 이에 대해 공개 사과해야 했다.
이와 함께 여당 원내대표로 부적절한 인사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청와대에 민심을 전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뚝심 있게 개혁입법을 추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기국회 개혁 성과가 문재인 정부는 물론 우 원내대표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 원내대표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개혁 민생입법을 해내야 하는데 야당의 반대로 쉽지 않은 과제"이라면서 "당정청이 힘을 모아 끈기있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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