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트럼프 어젠다 지원 못해"…국정과제 추진동력 후퇴 우려
"경제민족주의 추진에 어려움 겪을 것" 전망도…트럼프 "배넌 위대했다, 감사"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권혜진 기자 = 백악관 수석전략가 자리에서 경질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 스티브 배넌이 18일(현지시간) 자신의 경질로 "트럼프 대통령직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는 본인의 부재로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정책과제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배넌은 보수매체인 '위클리 스탠더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싸워 쟁취했던 트럼프 대통령직은 끝났다"며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거대한 운동을 할 것이며, 이 정권에서 뭔가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싸워 쟁취한) 대통령직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경질로 "트럼프 행정부가 훨씬 더 평범하게 될 것"이라며 "경제 민족주의나 이민과 같은 이슈를 추진하는 데 대통령은 훨씬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넌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백악관을 떠나면 '백악관의 온건주의자들'로 인해 대통령이 우선시하는 국정과제 추진에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배넌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의 걸림돌로 기존 공화당원들을 지목했다.
그는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온건하게 만들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 어젠다'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다"며 "어떤 일을 해내는 트럼프의 능력, 장벽 건설과 같이 더욱 크고 광범위한 것들을 해내는 게 대통령에게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화당원들이 대통령의 계획을 따른다면 밝고 달콤한, 하나의 행복한 가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달콤함"을 이른 시일에 맛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다만 배넌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직은 끝났다'고 한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가 끝장났다'는 의미가 아닌, 대선이 끝난 시점부터 대통령 임기의 초기까지, 자신과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하던 업무는 종료됐다는 의미였다고 NYT에 부연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밖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질 즉시 자신이 공동창업한 우파 언론매체 브레이트바트로 복귀한 그는 공화당 지도자들이 세금과 무역, 장벽 건설을 위한 자금 마련 등의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다면 브레이트바트 같은 대통령 지지 세력의 분노를 자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제 나는 자유롭다. 어떤 이들은 배넌이 야만인이라고 했다. 나는 반대세력을 확실히 짓뭉갤 것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경질된 게 아니라 자진사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나는 늘 백악관에서 1년을 보낼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위터에 "스티브 배넌에게 감사한다. 그는 내가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에 맞설 때 캠프로 왔다. 위대했다. 감사한다"고 적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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