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소집 앞두고 온몸 던져 팀 승리 지켜내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강원FC의 이근호(32)에게 태극마크는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전을 앞두고 "이번이 대표팀 선수로 뛰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나이라 대표팀으로 출전할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하겠다는 의미였다.
이근호는 지난 14일 대표팀 명단에 포함돼 소중한 기회를 다시 한 번 잡았다. 그리고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 경기에 나섰다.
대표팀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이근호에겐 이날 경기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근호는 마치 선수 인생의 마지막 경기를 뛰듯 모든 힘을 쏟아내며 열심히 뛰어다녔다.
선발 출전한 이근호는 체력에 한계가 오는 후반 막판까지 상대 진영을 비집고 다니며 공격을 이끌었다.
2-2로 동점을 허용한 후반 35분엔 상대 문전에서 몸싸움을 펼치다 수원 곽광선과 충돌해 넘어졌다.
곽광선이 이근호의 왼발을 걷어찼는데, 이근호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황진성이 침착하게 결승 골을 터뜨렸다.
이근호는 다시 일어났다. 교체카드가 바닥난 상황에서 통증을 이겨내고 경기에 복귀했다.
그는 종료 휘슬이 들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고, 강원은 우여곡절 끝에 3-2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만난 이근호는 "최근 팀 성적이 떨어진 데다 최윤겸 감독님이 사퇴해 팀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았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경험 많은 고참 선수들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엔 우리들의 자존심이 걸려있었다. 수원 선수들보다 좀 더 간절하게 뛴 것이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몸 상태를 묻는 말에 "다리는 괜찮다. 그러나 지난 경기에서 입은 옆구리 통증이 약간 남아있다"며 "이란전까지는 몸 상태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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