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잠재적 테러범 분류돼 추방된 외국인 200명 돌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우려되는 이슬람 남성 3명을 추방했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이슬람 테러리즘에 동조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모로코인 2명, 시리아인 1명을 본국으로 송환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번에 추방된 사람들 가운데 38세의 모로코인은 경미한 범죄로 감옥에 수감된 재소자로, 지난 4월 스웨덴 스톡홀름 트럭 테러를 자축하는 등 극단화 징후를 보여왔다고 내무부는 설명했다.
또 다른 모로코인은 정신 이상 증세를 보여 정기적인 치료를 받아온 31세의 남성으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달에는 미니 버스를 훔치려다 발각되기도 했다고 내무부는 밝혔다.
이들과 함께 추방된 시리아인은 불법 난민을 조장한 혐의로 2015년 체포돼 난민 센터에 억류돼 왔고, 튀니지인의 신분증을 도용한 것이 발각됐다. 그는 난민 센터에서 직원과 다른 난민들을 이슬람교로 개종하려고 시도하는가 하면, 지난 5월 영국 맨체스터의 공연장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을 찬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써 이탈리아에서 2015년 이래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분류돼 추방된 외국인은 총 202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올 들어 추방된 사람은 총 70명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2015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을 공격한 직후 신빙성 있는 증거가 없더라도 테러 우려가 있는 외국인들을 신속히 추방할 수 있는 강경한 법안을 통과, 집행하고 있다.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에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 "이 같은 장치가 이탈리아를 안전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옹호했다.
이탈리아는 IS가 종종 공격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영국, 독일, 벨기에, 스페인 등 서유럽 주변국, 스웨덴 등 일부 북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현재까지 이슬람 테러리스트에 의한 공격을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심가에서 일어난 테러를 비롯해 유럽 도처에서 일어난 테러에서 이탈리아인들이 적지 않게 희생된 만큼 이탈리아도 이미 테러 공격의 영향권에 들어 있다는 게 대다수 이탈리아인들의 인식이다.
또한, 정부 역시 어느 나라도 테러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2015년 11월 파리 동시 다발 테러 이후 격상한 테러 경보를 유지한 채 바티칸과 콜로세움, 밀라노 대성당 등 테러리스트들이 선호할 법한 장소와 인파가 몰리는 '소프트 타겟'을 중심으로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편, 민니티 내무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에 임박한 테러 위협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또 지난 1월에는 프랑스나 벨기에에서 공격을 자행한 테러리스트들과 같은 자생적인 테러범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주변국보다 낮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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