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반군소탕에 로힝야족 난민 '엑소더스' 재개

입력 2017-08-20 09:34  

미얀마군 반군소탕에 로힝야족 난민 '엑소더스' 재개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불교도와 이슬람교도 간 갈등 속에 미얀마군이 또다시 로힝야족 거주지에서 반군소탕에 나서면서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는 난민 수가 크게 늘고 있다.

20일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 남부의 콕스 바자르 난민 수용소로 유입되는 로힝야족 난민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과 유엔 관리 등에 따르면 지난 4∼6월 월간 1천 가구 수준이던 이주 난민 규모가 지난달 1천300가구 정도로 늘었고, 특히 최근 2주간 1천 명이 넘는 난민이 국경을 넘었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국경지대에서 새로운 난민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며 "새로 유입된 500여 명은 국경인 나프강 인근에 머물고 있으며 나머지는 콕스 바자르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라카인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불교도 집단 살해 사건 이후 미얀마 군 당국이 로힝야족 무장단체를 배후로 지목하고 또다시 소탕전에 나서면서 로힝야족 민간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난민들이 전했다.

지난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 라힘은 "군인들이 매일 마을을 순찰하고 있다고 들었다. 73세인 어머니는 패닉상태지만 마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미얀마에 남아있는 익명의 로힝야족 주민은 "더 많은 군인이 소탕작전을 위해 마을에 온다는 소식에 겁을 먹은 주민들이 보따리를 싸고 있다"며 "이곳에서 우리를 보호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우려했다.

국경을 넘는 난민이 늘면서 방글라데시 당국은 국경지대 경비를 대폭 강화했으며, 배를 타고 강을 건너려는 로힝야족들을 다시 미얀마 쪽으로 밀어내고 있다.

방글라데시 국경 경비대의 세이크 파크르 우딘 대변인은 "미얀마군이 국경 마을에 집결하면서 난민의 월경을 촉발했다. 이에 따라 국경 지역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남성 18명, 여성 9명과 4명의 아이가 탄 배가 나프강을 건너려 해 밀어냈다"며 "난민 중에는 2명의 부상자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방글라데시와 접경한 마웅토의 검문소가 괴한의 습격을 받아 경찰관 9명이 숨지자, 미얀마군은 일대 로힝야족 거주지를 봉쇄한 채 대대적인 반군소탕에 나섰다.

유엔과 인권단체 등은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군인들이 민간인을 상대로 학살과 방화, 성폭행 등을 일삼으면서 로힝야족을 국경 밖으로 몰아내려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7만5천여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

그러나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해왔으며, 유엔이 구성한 국제조사단의 활동도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초에는 라카인주 주도 시트웨에서 불교도들의 집단 공격으로 로힝야족 남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또 이달 초에는 라카인주 마유의 산악지대에서 불교계 소수민족 남녀 3쌍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미얀마군은 당시 숨진 불교도들의 몸에서 총상 등이 발견되자 그 배후로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을 지목하고 수백 명의 무장군인을 투입해 소탕작전을 시작했다.

한편, 최근 인도 정부는 자국으로 도피한 로힝야족 난민 4만 명에 대한 추방을 추진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