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단계서 남성호르몬 과다로 출생 후 남성으로 생활"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에서 지난 2년새 성분화증 환자 여성 2명이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채 호적을 남성으로 변경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0일 전했다.
성분화증은 염색체나 호르면 분비 이상으로 난소나 정소, 성기 발육에 이상이 생겨 남성인지 여성인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증세를 말한다.
신체는 여성이지만, 태아기 때부터 남성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돼 자신을 남성으로 생각하고 생활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등이 해당한다.
신문에 따르면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고 남성으로 호적을 변경한 사람은 모두 20대 여성이다.
각각 오카야마(岡山)대학병원에서 성분화증의 일종인 '21수산화효소결손증(선천성 대사이상)' 진단을 받은 뒤 거주지 가정재판소(가정법원)에서 호적상 성별을 바꿔달라는 가사심판을 제기해 성별 변경 허가를 받았다.
두 가정법원은 신청인이 이미 남성으로서 생활하는 등 사회적 성별이 남성인 점, 그리고 의료상 이유 등으로 자궁이나 난소를 적출하는 수술을 받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신청을 받아들였다.
성동일성장애학회 이사인 하리마 가쓰키(針間克己) 박사는 "성별을 판단하는 비중을 신체에서 마음으로 이전한 결정으로 획기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 2004년 시행된 성동일성장애특별법에 따라 신체와 마음의 성별이 다를 경우 성전환 수술을 통해 신체의 성별을 마음의 성별에 맞춘 뒤 호적상 성별을 바꾸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2014년 성전환 수술 강요는 인권침해로, 성 정체성 자기결정권 및 인간의 존엄성 존중에 반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choin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