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만의 개기일식 앞두고 美 시골마을 '북새통'

입력 2017-08-20 17:42  

99년 만의 개기일식 앞두고 美 시골마을 '북새통'

오리건州, 이동식 화장실 설치·휴교·경찰 배치 등 손님맞이로 분주

개기일식 관찰용 특수 안경도 매진…온라인 상점서 가격 치솟아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99년만에 미국에서 일어나는 개기일식 현상에 미 서부 오리건주와 그 일대가 대규모 손님맞이 준비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21일 예정된 개기일식은 미 북서부 오리건주에서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이어지며 시작점인 특히 오리건주에선 2분 30초 동안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있는 주에는 수십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릴 전망이다.

오리건 주는 개기일식 전후로 약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리건주 시골 마드리스 마을에서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과학자들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음악 공연 등이 이어지는 '솔라 페스트' 축제가 열린다.

축제가 열리는 오초코 국유림(Ochoco National Forest) 일대는 이미 주말 동안 찾아온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나사가 개기일식 관찰 지역으로 공식 지정한 아이다호 박물관이 자리한 아이다호에는 약 5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지역에는 1년 전부터 숙소 예약이 쇄도했으며, 호텔과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등의 숙소 가격이 치솟았다. 캠핑장에도 이미 수많은 사람이 몰려와 텐트를 쳐 자리가 없다.

각 지역사회는 하루 동안 휴교령을 내리고, 고속도로 주요 길목과 도심 공원 곳곳에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이다호 남동부의 도시 아이다호폴스는 주말 동안 85개 경찰서에 12시간씩 교대 근무를 지시하고, 교통 통제와 비상사태에 대비해 도심 전역에 경찰을 배치했다.






개기일식을 관찰할 때 눈을 보호할 수 있는 특수 안경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앞서 미국 의사들은 개기일식을 관찰할 때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특수 안경을 착용하라고 권고하는 캠페인을 벌였으며, 미국 천문학협회는 승인을 받은 특수 안경 제조업체 15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의 클라크 천문관에서는 지난주에만 2달러짜리 특수 안경이 거의 9만 개 가까이 팔리며 결국 매진됐다. 온라인 상점 아마존에서는 특수 안경의 가격이 11∼12달러까지 치솟았다.

개기일식 관찰 열풍이 부는 것은 미 전역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할 기회가 1918년 이후 99년 만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다음 개기일식은 2019년 7월 2일 태평양,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한반도에서는 2035년 9월 2일 오전 9시 40분께 북한 평양,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다.

개기일식 관찰을 위해 특수 안경을 구매한 유타주의 낸시 웨스트(67)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그렇게까지 오래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인파가 몰려들면서 불의의 사고도 잇따랐다.

오리건주 당국은 이날 오후 공항 인근에서 소형 비행기가 추락해 조종사와 추락 기점 인근을 지나던 행인 등 2명이 숨졌으며, 추락 지점 인근 절벽에서 불이나 진화됐다고 밝혔다.

공항 주변에는 개기일식을 관찰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캠핑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방송 CNN은 지난 15일 오리건주 북서부 시스터스 타운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가 개기일식 관측 지역까지 번졌으며 일대 주민 600명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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