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공격적인 논조와 경영 확장 다짐…배넌 '위기의 브레이트바트號' 살릴까
트럼프 비선 측근 "배넌, 외곽서 사람들에 책임감 지우는 게 쉬울 것"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 백악관 수석전략가직에서 경질된 스티븐 배넌 소유의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가 20일(현지시간) 배넌의 복귀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배넌의 원대복귀를 계기로 논조를 더욱 공격적으로 바꾸고 영향력을 확장하겠다는 비장한 각오까지 보였다.
브레이트바트의 정치 에디터인 매슈 보일은 인공위성 라디오 채널인 시리우스 XM을 통해 방송하는 '브레이트바트 쇼'에 출연해 배넌의 최고경영자 복귀를 '해적선 선장의 복귀'에 비유했다.
보일 에디터는 "지난 1년간 우리는 선장 없는 해적선이었다"면서 "선장과 다시 함께하게 돼 신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해오던 것보다 더 많이 적극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훨씬 더 공격적으로 보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류 보수에 반기를 든 '대안 우파'를 표방하는 브레이트바트는 백인 우월주의와 극단적인 반이민 사고를 펴는 극우 성향의 인터넷 매체다.
지난해 대선에서 성향이 비슷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선거 운동을 지원했고, 그 공로로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백악관 수석전략가직에까지 오르며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렸다.
브레이트바트의 최고경영자(CEO)로 돌아오는 배넌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측면 지원과 함께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진 '극우 언론캠페인'을 다짐했다.
배넌은 전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의회와 언론, 경제계에서 트럼프 반대론자들과 전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보수 매체 '위클리 스탠더드'와 인터뷰에서는 "우리가 싸워 쟁취한 트럼프 대통령직은 끝났지만, 여전히 거대한 운동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직에서 뭔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배넌의 외곽 지원 사격을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배넌은 브레이트바트에서 터프하고 영리한 새로운 목소리가 될 것"이라며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을지도 모른다. 가짜뉴스는 경쟁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선 측근인 코리 루언다우스키 전 대통령선거대책본부장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배넌이) 외곽에서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내부에서 하는 것보다 쉬울 것"이라며 '배넌 역할론'을 제기했다.
루언다우스키는 특히 자신도 비선으로서 외곽에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음을 환기하면서 "이는 배넌에게도 사실 마찬가지일 것이다. 외곽에서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에 대한 책임감을 지우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책임지지 않는 많은 사람이 내년 중간선거에 나가게 되는데, 투표장에서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넌의 이 같은 각오와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격한 퇴조 기미를 보여온 브레이트바트가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미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브레이트바트는 광고 수익이 계속 줄어들면서 최근 들어서는 전성기 때의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인터넷 매체의 생명인 트래픽(접속량)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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