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2018년 대선 최대 변수…잇단 행보로 존재감 확인

입력 2017-08-21 01:56   수정 2017-08-21 02:23

브라질 룰라 2018년 대선 최대 변수…잇단 행보로 존재감 확인

북동부 주요 도시 방문…"노동자당 다시 집권하면 과거와 다를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서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북동부 지역 주요 도시를 찾아가는 캐러밴을 시작했다.

다음 달 5일까지 20일간 계속되는 이번 캐러밴에서 룰라는 9개 주 25개 도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총 4천㎞에 달하는 캐러밴에는 노동자당 당원과 좌파 성향의 노동계, 농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대거 동행하고 있다.

룰라의 민심잡기 행보가 시작되면서 노동자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 빠르게 결집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20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북동부 지역의 중심지 바이아 주(州)에서 잇달아 열린 대규모 군중집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룰라 없는 2018년 대선은 사기"라며 그의 대선 출마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정권을 잡은 우파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한편 룰라에게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한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노동자당 정권에서 각료를 지내고 바이아 주의 주지사를 역임한 자케스 바기네르는 "2018년 대선에서 노동자당에 '플랜 B'는 없으며 유일한 선택은 룰라"라면서 "노동자당은 당력을 집중해 룰라의 대선 출마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룰라는 대선 출마 문제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노동자당이 다시 집권하면 과거와 다를 것"이라면서 "브라질은 지금과 같은 허접한 나라가 되려고 탄생하지 않았다"고 재집권 의지를 드러냈다.

룰라의 2018년 대선 출마는 앞으로 진행될 부패혐의 재판에 달려있다.

룰라는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로 모두 여섯 차례 기소됐다.

지난달 중순에는 모루 판사로부터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9월 13일에 모루 판사로부터 2차 조사를 받을 예정이며, 실형 선고 가능성이 크다.

룰라의 변호인단은 사법 당국의 조사가 구체적인 증거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실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2018년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지난 6월 말에 이루어진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를 보면 룰라가 29∼30%의 선두를 달렸고 중도좌파로 분류되는 정당인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의 마리나 시우바(여) 전 연방상원의원과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이 14∼27%, 13∼18%로 2위권을 형성했다.

테메르 정부 내에서는 우파 민주사회당(PSD) 소속인 엔히키 메이렐리스 재무장관을 대선 주자로 내세우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제 사령탑으로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에 빠진 브라질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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