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악마를 불러냈다…트럼프 끌어내리는 노력이 더 합리적"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의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 사태와 관련, 사실상 백인우월주의를 옹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망해가는(Failing) 트럼프 대통령직'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천사가 아닌, 악마를 불러냈다"고 지적했다.
"망해가는 뉴욕타임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을 그대로 빌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각을 세운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장문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가식과 위장을 벗어 던져버렸다"면서 "(남부연합) 로버트 E. 리 총사령관과 제퍼슨 데이비스 대통령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노예해방의 상징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유산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연 공화당 지도부에 어떤 희망을 품을 여지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진영'에 맞설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유약한 폴 라이언 하원 원내대표가 강경한 행동을 취할 것 같지 않다"면서 "다만 정치인의 자기보호 관점에서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노력이 더 합리적이지 않겠는가. (대통령) 선거 정국으로 들어서는 게 매코넬과 라이언이 실제 원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진보성향의 뉴욕타임스가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 진영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게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 사설을 통해 "링컨의 법통을 이어받았다"는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대통령 탄핵론'에 동참할 것을 간접적으로 촉구하는 뉘앙스여서 주목된다.
지난 17일 야당인 민주당 스티브 코언(테네시)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신(新)나치와 백인우월주의자, KKK(쿠 클럭스 클랜)에 의한 증오 행동을 비난하는 대신 '두 편에 매우 좋은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좋은 나치는 없다. 좋은 KKK는 없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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