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33% "향후 6개월간 주가 하락"…국채가격·공포탐욕지수 급등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 논란이 미국 정치권을 흔드는 사이 금융시장까지 위태한 모습을 보인다.
미국 대선 이후로 시장에 팽배했던 낙관주의가 사라져 가면서 투자자 셋 중 하나는 향후 반년 동안 주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1일 보도했다.
전미 개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전체 투자자의 33%가 앞으로 6개월 동안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락을 점친 투자자 비율은 지난 5월 이후 가장 많았다.
상승장을 예상한 투자자 비율은 전체의 34%로, 장기 평균치인 38.5%를 밑돌았다. 중립을 예상한 투자자는 33%였다.
CNN머니가 집계하는 '공포와 탐욕 지수'(Fear&Greed Index)는 17로 '극심한 공포'를 가리켰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74로 집계돼 '탐욕' 상태를 가리키던 이 지수는 최근 미국 인종갈등 논란과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고조 속에 뚝 떨어진 모양새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가격도 올랐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8일 2.19%로 두 달 새 최저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시장이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정치권 안팎의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공화당 의원들이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데다가 경제 자문단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탈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으로 꼽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과 제임스 머독 21세기 폭스사 CEO도 트럼프를 비난했다. 칼 아이컨은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개혁 특별고문 자리를 내려놨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세감면 등 경기부양책 공약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크리스티나 후퍼 인베스코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일 이후 시장의 움직임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며 "투자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물 경제에서도 빨간 불이 들어오고 있다.
미국 경제의 중요한 요소인 미국 자동차 판매가 최근 7달 연속 감소했고, 신용카드와 주택담보대출, 자동차대출(오토론) 등 가계부채 규모가 올 2분기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로버트 베어드의 브루스 비틀스 최고 투자전략가는 "시장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주로 일어나는 두 가지가 뚜렷한 금리 인상과 소비자들의 지출 증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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