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반군 소탕전 역량 확대책으로 특수부대 '증강 카드'

입력 2017-08-21 10:41  

아프간, 반군 소탕전 역량 확대책으로 특수부대 '증강 카드'

육군 특전사를 군단급으로 격상, 전투 80% 주도 '선봉장'

美 '절대적 신뢰' 바탕… 반대파 "정규군 15만명 희생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전쟁 대응전략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아프간 정부가 반군 소탕전의 선봉장 역할을 해온 특수부대 증강을 추진한다.

워싱턴 포스트 등 미언론은 아프간 정부가 치안군 증강 4개년 계획의 하나로 현재 1만2천여 명 사단 규모인 육군 특수전사령부 병력을 2만2천여 명 군단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내무부 소속 경찰 특공대와 공군 특수임무비행단도 각각 9천 명과 1천 명 수준으로 확대된다. 또 수도 카불 남쪽 외곽에 특수전학교가 정상적으로 가동해 14주간의 요원 양성 교육을 통해 800명의 요원을 새로 배출할 계획이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육군 특전사의 군단 승격 기념식에 참석,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 등 반군과의 전투에서 육군 특수전사단이 선봉장 역할을 했다고 치하하고 "특수부대가 적을 격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에는 존 니컬슨 아프간 주둔 미군ㆍ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총사령관도 참석했다. 아프간 정부가 군 개혁계획의 하나로 특수부대 증강에 나선 것은 반군 세력이 점령지를 확대하는 데다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 특전사는 미군과 나토군이 전투임무에서 손을 뗀 2014년부터 반군 세력을 상대로 한 대부분의 전투에 참가해 두각을 보였다.

실제로 미 국방부 산하 아프간 재건 특별감사관실(SIGAR)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를 보면 올해 초부터 특전사를 포함한 특수부대원들은 반군에 대한 공세 가운데 80%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어 특수부대가 과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도 특전사를 중심으로 하는 관련 특수부대원들의 피곤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관련 병력 양성을 통해 숨통을 틔워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초 아프간 정부는 특수부대를 탈레반 지휘부 등 주요 표적을 상대로 하는 기습특공대로 발족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특수부대는 정부군의 핵심 기습부대로 성격이 변모했다.

이에 따라 특수부대는 종종 아프간 정부군 진입에 앞서 미군의 항공지원과 나토군 특수부대와의 연계를 통해 탈레반 점령지에 대한 사전 수색 섬멸 임무를 수행해왔다.

육군 특전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2개 여단 규모인 특전사를 4개 여단을 갖춘 군단으로 증강하려면 4년가량 걸릴 것이라면서, 군단 규모로 증강되면 임무 수행 지역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특전사 산하 12개 대대는 지역별로 배치돼 임무를 수행 중이다.

그러나 특수부대 증강계획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증강계획을 추진하면 15만 명가량의 정규군 병력을 희생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또 특수부대를 급하게 증강하면 정규군 부대와 차별이 되지 않고, 정규군과 똑같이 기강과 사기의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과 위협을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특수부대 증강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훈련을 담당하는 교관 요원과 장교 및 부사관 수도 덩달아 늘어나야 하는 문제도 제기됐다. 자문관으로 파견된 미군 특수전 요원들은 아프간군 관계자들의 기량을 신뢰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8천400명의 미군과 나토군 5천 명이 주둔해 아프간 정부군의 대(對)반군 소탕전을 지원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이달까지 총 2천500명의 아프간 경찰과 군인이 사망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는 실정이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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