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사고…폭발 원인·안전수칙 위반 여부 수사

STX조선 사고…폭발 원인·안전수칙 위반 여부 수사

'현장 감독 의무' 협력업체 직원 사고 당시 자리 비워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지난 20일 STX조선해양에서 건조 중이던 선박 내부에서 발생한 폭발로 협력업체 작업자 4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 경찰 등이 원청·하청업체를 상대로 전방위 수사에 착수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과 창원해경 등으로 꾸려진 수사본부는 우선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21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등과 합동 감식을 한다.

수사본부는 최초 폭발 지점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다만, 폭발이 발생한 가로 7.3ｍ, 세로 3.7ｍ, 높이 10.5ｍ 크기의 잔유(RO) 보관 탱크가 폭발 여파로 훼손된 만큼 원인 규명에는 상당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는 폭발 당시 작업자들이 스프레이를 이용한 도장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유증기에 의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만 추정하고 있다.

앞서 수사본부는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숨진 작업자들이 소속된 STX조선 사내 협력업체 K기업 공사팀장 등 2명과 신고자를 불러 전날 조사했다.

공사팀장은 원래 도장작업 현장에서 감독 업무를 봐야 했지만 "사고 당시엔 잠시 다른 일을 보러 자리를 비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또 유증기를 빼내는 환기 역할을 하는 팬 모양의 환풍기 4대가 당시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는지를 포함해 작업 환경과 안전 수칙 위반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수사본부는 원청인 STX조선으로부터 선박 도면 등을 요청한 데 이어 곧 안전 업무 담당자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역시 사고 원인뿐만 아니라 작업 현장에서 안전 의무 위반 사항은 없었는지 원·하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창원지청 측은 "밀폐 공간에서는 도장 전·후 위험 사항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원청에서 도장작업 전 발급한 작업승인서가 적절한 절차를 지켜서 발급된 것인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TX조선의 한 관계자는 "당일 오전 8시 35분 STX조선 소속 안전환경팀 안전요원이 작업허가서를 발급했다"며 "일단 회사는 산소 농도 측정과 환기팬, 조도 등을 확인한 뒤 작업 가능한 환경이라고 보고 발급서를 내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STX조선에서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37분께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RO 탱크에서 폭발이 발생,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작업자 4명이 숨진 바 있다.

폭발 사고가 난 선박은 7만4천t급으로 오는 10월 그리스 선박회사에 인도를 앞두고 있었다. 현재 전체 작업 공정률은 90%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상태였다.

사고 당일에는 STX조선 소속 50여명, 협력업체 200여명이 휴일 특근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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