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국경 분쟁속 잇단 '위력 시위'
(베이징·뉴델리=연합뉴스) 김진방 나확진 특파원 = 중국군과 인도군이 히말라야 접경지대에서 두 달 넘게 대치하며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이 대규모 군사훈련과 군 수뇌부의 국경 시찰, 병력 증강을 계속하며 위력 시위를 이어갔다.
21일 중국 중앙(CC)TV 등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서부군구(軍區)는 18일 77집단군 소속 기갑부대 등 10여개 부대가 참여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다.
CCTV 공개 훈련 영상에는 티베트 산악지역에서 중국군 전차가 언덕을 향해 실탄을 발사하는 모습과 무장 헬리콥터가 지상에 있는 목표물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지난 6월 중국-인도-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히말라야 도카라(부탄명 도클람·중국명 둥랑<洞朗>)에서 중국군의 도로 건설로 인해 중국과 인도 간 갈등이 불거진 이후 중국은 산악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연달아 실시하고 있다.
중국군은 지난 7월 티베트 산악지역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한 데 이어 근래 간쑤(甘肅) 성과 칭하이(靑海) 성 사이에 있는 치롄산(祁連山) 일대에서도 실전에 대비한 훈련을 벌였다.
인도쪽 국경 수비를 담당하는 서부군구 소속 76집단군이 한 당시 훈련에는 전차와 자주포, 미사일, 대전차 로켓포, 철갑탄, 살상폭파용 유탄 등 각종 중화기와 중무장 보병을 동원됐으며 국경 지역에 구축된 진지와 참호를 공격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번 훈련 역시 중화기를 이용해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으로 인도와의 국경 분쟁을 겨냥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인도는 최근 국경침범을 둘러싸고 중국군과 몸싸움, 투석전이 벌어진 북부 잠무-카슈미르 주 라다크 지역의 일선부대에 비핀 라와트 육군참모총장이 20일부터 직접 순시, 작전 태세를 점검했다.
라와트 총장은 22일에는 중국 국경에 접한 초소들을 둘러보는 등 중국과 안보 상황을 기본에서부터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한 국방 소식통은 전했다
실질적 작전권한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헌법상 국군통수권자로 규정된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도 대통령 취임 후 첫 지방 행사로 21일 라다크 정찰연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라와트 총장도 수행했다.
인도는 또 분쟁 지역인 도카라와 인근 국경 지역인 시킴 등에 산악사단과 보병사단 등 병력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4천㎞에 이르는 실질통제선(LAC)을 사실상 경계로 삼고 있는 인도와 중국은 지난 6월 16일 도카라에서 중국군의 도로 건설에 따른 갈등으로 양국 군 수백명이 지금까지 대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에는 라다크의 판공(班公) 호수 인근에서 중국군이 국경을 넘으려다 인도군과 충돌하면서 양측이 돌을 던지면 싸우는 등 난투극을 벌여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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