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폭발 원인, 탱크 내부 전기 스파크 가능성"(종합)

입력 2017-08-21 16:21   수정 2017-08-21 16:22

"STX조선 폭발 원인, 탱크 내부 전기 스파크 가능성"(종합)

해경, 화기 작업 등 외부 요인 없던 것으로 파악…방폭등 결함·피복 노후화도 거론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박정헌 기자 = STX조선해양 선박 건조 현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 해경 수사본부가 전기 스파크 때문에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과 창원해경으로 꾸려진 수사본부는 21일 "화기 작업 등 폭발 사고에 영향을 줬을 만한 외부 요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탱크 내부에서 전기 스파크가 발생해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오후 1시까지 폭발 사고가 난 가로 7.3m, 세로 3.7m, 높이 10.5m 크기의 잔유(RO) 보관 탱크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기관과 합동 감식을 한 뒤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감식 결과 탱크 안에서는 폭발 사고 안전을 위해 사용되는 방폭등 4개 중 유독 1개가 파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방폭등은 겉면이 깨져 램프 등이 노출된 상태였다.

폭발에도 나머지 3개는 멀쩡했기 때문에 수사본부는 방폭등이 파손되면서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숨진 작업자들이 도장작업에 쓰던 스프레이건 2개 역시 국과수에 맡겨 발화 요인이 있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또 도장작업을 위한 작업등에 연결된 피복이나 가스를 빨아들이는 (환풍)팬 피복이 닳아 벗겨져 전기 스파크가 났을 경우도 고려하고 있다.

수사본부 측은 "방폭등 깨짐이나 피복 노후화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식을 진행했다"이라며 "현재로는 탱크 내부 유증기와 스파크가 만나 사고로 이어졌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사본부는 유증기를 빼내는 환기 역할을 하는 팬 모양의 환풍기 4대가 당시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는지를 포함해 작업 환경과 안전 수칙 위반 여부도 살펴보기로 했다.

앞서 숨진 작업자들이 소속된 협력업체 공사팀장 등 2명을 불러 조사한 수사본부는 이날 STX조선 안전 업무 담당자 일부도 불러 규정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감식 결과 분석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일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STX조선 관계자는 "폭발이 일어나려면 인화성 물질, 산소, 발화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 중 발화원에 대해서는 감식이 끝나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원청 측) 안전 관리자는 사고 당일 출근해 현장에 나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 37분께 STX조선에서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RO 탱크에서 폭발이 발생,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작업자 4명이 숨졌다.

사고 선박은 7만4천t급으로 오는 10월 그리스 선박회사 인도를 앞두고 있었다. 현재 전체 작업 공정률은 90%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사고 당일에는 STX조선 소속 50여명, 협력업체 200여명이 휴일 특근 중이었다.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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