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매각 "소송 리스크에 최종 합의 늦어져"

입력 2017-08-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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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매각 "소송 리스크에 최종 합의 늦어져"

WD·폭스콘과도 협상끈 놓지 않고 있지만 "쉽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도시바(東芝)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을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놓고도 정식계약이 늦어지는 것은 "소송 리스크 때문"이라고 한다.

2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하기 위해 6월 21일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일본정책투자은행 진영을 우선 협상자로 선정했다.

이때 SK하이닉스는 자금을 융자해주는 형태로 참가하기로 해 도시바메모리 우선협상자를 '한미일 연합'이라고 부르게 됐다. 6월 28일 주주총회까지 최종매각 합의를 목표로 했었다.




그럼에도 목표시한을 넘겨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도시바와 반도체 사업을 협업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매각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송 리스크로 번진 상태다.

도시바는 원래 미국 샌디스크(SD)와 협업했다. 2000년 도시바가 50.1%, SD가 나머지를 출자해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에서 함께 반도체메모리를 개발·생산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런데 2016년 5월 WD가 SD를 인수하면서 사태가 꼬였다. WD는 도시바와 계속 협업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거액의 매각이익을 바라는 도시바는 WD를 우선협상자에서 배제할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WD는 5월 "우리 동의 없이 매각하는 것은 계약위반"이라며 기업 사이에 발생하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기관인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 중지를 요청, 가을에 심리가 시작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결론까지는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 3월 말까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한미일연합은 "소송 리스크를 안은 채 인수는 어렵다"며 대립 해소를 촉구, 매각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신문은 "혁신기구는 정부 돈을 자본에 투자한 조직이기 때문에 출자에는 설명책임이 따른다. 매각 백지화 가능성이 있는 안건(도시바메모리 인수)에 함부로 투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도시바는 현재 한미일연합 뿐 아니라 WD나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과도 협상 끈을 유지하고 있다. 최종 협상자가 바뀔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는 것이 마이니치 등의 보도이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WD의 경우 도시바메모리와 같은 업종인 반도체를 생산하기 때문에 각국에서 행해질 독점금지법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다른 진영에 비해 높은 것이 최대의 흠이다.

다른 법정 투쟁도 있어 도시바와 WD는 감정적인 골도 깊어졌다. 폭스콘은 자금력은 있지만 샤프에 이어 도시바가 폭스콘 산하로 갈 경우 일본의 첨단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경제산업성이 난색이다.

WD가 융자형식으로 참가해 경영권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시간도 걸리지 않고 각국 심사도 통과하기 쉽다. 그런데 경영권에 욕심을 내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최종적으로는 WD가 키를 쥔 형국이다.

도시바는 2분기 기준 이익의 90% 이상을 도시바메모리가 벌어들여 내부에서 도시바메모리 매각 신중론도 나오지만 거래은행들이 반대, 실현 가능성은 낮다. 주주 36만6천명(3월말)의 이해도 복잡하다

한편 도시바메모리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주요 거래은행들이 8월 중에 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지통신 등이 보도했다. 계약을 하더라도 독점금지법 심사 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각국이 실시하는 심사는 반 년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있어 도시바가 채무초과를 피하기 위한 매각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8월 내에 계약하지 않으면 어렵게 된다"는 것이 도시바의 설명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미즈호은행 등 도시바에 자금을 융자하고 있는 주요 은행들은 이달 안 매각을 촉구하면서 도시바메모리가 쌓아온 채무 해소를 전제로 자금 지원 입장을 밝혔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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