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민간인 댓글부대' 30명 수사의뢰…검찰 본격 수사

입력 2017-08-21 19:21  

국정원 '민간인 댓글부대' 30명 수사의뢰…검찰 본격 수사

MB 정부 '외곽팀' 여론조작 의혹…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사이버 외곽팀' 운영을 통한 여론 조작 의혹 등에 대해 검찰이 21일 본격수사에 나섰다. 국정원은 검찰에 공식적으로 수사의뢰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오후 이른바 '댓글 사건'에 관련된 민간인 외곽팀 팀장 김모씨 등 30명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국정원 심리전단 산하 사이버팀이 민간인으로 구성된 30개의 외곽팀을 운영했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TF는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를 비롯해 '이명박과 아줌마부대'가 전신인 늘푸른희망연대,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자유주의진보연합, 한국자유연합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한 보수성향 단체의 핵심 회원들이 사이버 외곽팀의 주축이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 단체 관계자들이 검찰의 우선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된 인물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넘겨받아 분석한 뒤 이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외곽팀 활동 관련 자료를 일부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공안2부(진재선 부장검사)와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검사) 등 두 개 공안부서를 주축으로 전담수사팀을 꾸리기로 하고 본격수사를 준비 중이다.

검찰이 이달 30일 예정된 원 전 원장 파기환송심의 변론 재개 및 선고 연기를 신청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만큼, 수사는 원 전 원장을 2013년 기소할 때 적용한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 외에 새 혐의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2012년 한 해에만 외곽팀에 들어간 국정원 자금이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옛 국정원이 대규모 팀 운영에 거액을 들여 국고에 손실을 끼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횡령 또는 배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여론조작팀 운영에 책임을 물어 원세훈 전 원장과 당시 국정원 고위 간부들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원이 2011년 'SNS를 국정홍보에 활용하라'는 청와대 회의 내용을 전달받고 '댓글 공작'을 담당한 심리전단을 확대하는 한편 대규모 외곽팀을 운영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이 전 대통령까지 뻗어 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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