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배출 눈앞…사법개혁 흐름에 부활한 우리법연구회

입력 2017-08-21 21:01  

대법원장 배출 눈앞…사법개혁 흐름에 부활한 우리법연구회

'사조직화' 비판에도 참여정부 때 전성기…해산 후 국제인권법연구회가 '후신'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21일 지명된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를 수식하는 대표적인 경력은 '우리법연구회 회장'이다.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6·29 선언 이후 5공화국에서 임명된 김용철 대법원장이 유임하자 이에 반발해 '2차 사법파동'을 주도한 소장 판사들이 모여 만든 모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법무부 수장에 깜짝 발탁된 강금실 전 장관이나 이번 대법원장 유력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박시환 전 대법관 등이 모두 이 모임 출신이다. 박 전 대법관은 초대 회장을 지냈다.

참여정부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 체제에서 법원 내 요직이나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개혁 기구에 다수 투입되는 등 사법부 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이광범 사법정책실장, 김종훈 비서실장 등이 이 모임 소속이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사태' 해결 논의를 위해 개최된 전국판사회의에 고위 법관 가운데 참석했던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전 서울동부지법원장)도 회원이었다.

그러나 연구회 소속 판사들의 일부 진보적 판결, 연구회의 '사조직 문화' 등을 문제 삼아 보수정당에서는 '사법부의 하나회'라는 비판과 함께 해체를 요구했다.

각종 비판이 이어지면서 한때 120명이 넘었던 연구회 소속 판사들은 명단이 공개된 2010년 회원 60명을 공개한 이후 탈퇴자가 늘어나면서 해산했다. 강한 정치적 성향, 다른 모임에 비해 연구 대상·분야의 모호성 등도 외연 확대나 모임의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사법연수원 수료 성적이 뛰어난 엘리트 법조인 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와 우리법연구회를 비교하기도 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을 비롯해 전·현직 대법관 다수가 이 모임 출신이다.

한편 잊혀가던 옛 우리법연구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법원장 배출까지 가시화하는 등 모임 출신 판사들이 중용되며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첫 대법관으로 임명된 박정화(51·20기) 대법관도 이 연구회 멤버였다.




이날 50년 만에 처음으로 검사가 아니면서 법무부 법무실장이 된 판사 출신 이용구(53·23기) 변호사도 우리법연구회 구성원이었다.

법원 일각에서는 2011년 출범한 국제인권법연구회에 우리법연구회 판사 상당수가 가입했고,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끈 점 등을 들어 이 단체가 사실상 후신이자 '제2의 우리법연구회'라는 시각이 많다.

김 후보자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사태'에 반발해 판사회의 개최를 주도하고 사법개혁을 주창한 부장판사들과 소장 판사들이 대부분 인권법연구회 소속이다.

현직 판사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직행한 김형연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직전까지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였다.

bang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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