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들 "美함정의 남중국해 잦은 출몰이 사고원인" 억지주장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세계 최첨단 함정으로 불리는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이 불과 2개월새 민간선박과 두번째 충돌하는 어이없는 사고를 낸 데 대해 중국 내에서 이를 조롱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6월 일본 부근에서 필리핀 선적의 컨테이너 선박과 접촉사고를 냈고, 이번에는 21일 싱가포르 인근 해협에서 유조선과 부딪혔다.
전날 미 제7함대 소속의 존 S. 매케인함(DDG-56)의 충돌사고 이후 존 리처드슨 미 해군 참모총장은 모든 함정에 대해 일시 작전활동 중단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22일 중국 관영매체들과 전문가들은 미 해군의 내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처하고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며 세계 곳곳에 군함을 보내는 탓에 이런 충돌사고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오샤오줘(趙小卓) 중국 군사과학원 연구센터 주임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해군의 전투태세 부족과 관리 시스템이 점점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자오 주임은 "미군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무기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고는 무기가 군사력의 유일한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해군 전문가인 장쥔서(張軍社) 중국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국은 '세계 경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어 군대를 전 세계에 배치하려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기 어렵고 자연스럽게 사고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텅젠췬(騰建群) 연구원은 미 구축함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텅 연구원은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미 군함과 관련된 충돌 사고는 대체로 공격적인 항해로 인해 발생한다"며 "그러나 이번에 사고가 난 믈라카 해협은 미 해군이 자주 항해하는 곳으로 익숙한 환경이었다는 점에서 구축함의 기술적 결함 때문에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곁들였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남중국해, 미국의 버뮤다 삼각지 돼선 안 돼"라는 제목의 사평(社評)을 통해 미 해군의 잦은 남중국해 출현과 함께 미 해군의 거만한 태도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는 다소 감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환구시보는 "미 군함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활동이 과도하게 많기 때문에 사고 확률 역시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면서 "남중국해와 주변 해역에선 수년간 군사충돌이 벌어지지 않았고, 남중국해의 긴장 상황은 대부분 상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미 군함은 아태지역을 항해할 때 다른 선박들이 그들을 두려워할 것이라는 교만한 태도를 보인다"며 "만약 큰 상선이 이를 의식하지 못해 제때 피하지 못한다면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남중국해는 세계에서 상선이 가장 밀집되는 해역 중 한 곳으로 상선의 종류와 선적이 다양하다"면서 "미 해군은 익숙하지 않은 남중국해 지역에서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위험성이 큰 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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