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 기대와 달러 약세 맞물린 영향…물가상승 효과 낼까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알루미늄·아연 등 금속 원자재 가격이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9월물 가격은 21일(현지시간) 장중 파운드당 3.0025달러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구리 근월물 가격은 이날 전거래일보다 1.4% 오른 파운드당 2.9805달러로 마감했다. 종가 역시 2014년 11월 이후로 약 3년 만에 최고가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구리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주 12만175계약을 기록해 2006년 자료가 집계된 이래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구리 못지않게 잘 나가는 금속은 아연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아연 3개월물 가격은 t당 3천180.5달러까지 올라 2007년 10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주에 3년 만에 최고로 올랐고 철광석 가격 역시 지난 5월 말 이후 35% 뛰어올랐다.
광산주가 주목받으면서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세계 금속·광업지수도 5월 말 이후 13% 상승했다.
이처럼 금속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탄 것은 최근 석 달 새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이 퍼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 표시 자산인 금속 원자재 가격도 낮아 보이는 효과가 발생해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또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성장세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건설부터 항공, 스마트폰 제조까지 생산량이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크리스토퍼 라페미나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구리와 다른 비철금속의 회복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향후 물가를 견인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기여해 금융위기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를 준비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중앙은행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자재 수출국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세계적인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를 비롯해 니켈·구리 수출국인 인도네시아, 칠레 등의 통화 가치가 5월 말 이후로 4.7∼6.8%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구리 등 금속 가격이 투기세력의 영향으로 치솟았다며 하반기에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현재 가격이 이치에 맞는다고 보지 않는다"며 "금속 가격이 상승 일변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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